서울 종로구 혜화동 혜화동로터리에서 지하철 4호선 한성대입구역 쪽으로 5분 정도 걷다 보면 왼쪽에 성문이 하나 보인다. 한양도성의 4소문 가운데 하나인 동소문, 즉 혜화문(惠化門)이다. 인근 북대문(숙정문)이 험한 지형으로 늘 닫혀 있었으므로 혜화문이 동북 지방으로 통하는 관문 역할을 했다. 북쪽 북악산과 남쪽 낙산이 갈라지는 고개다. 500년간 서울을 지켜온 혜화문은 일제강점기인 지난 1939년 전철을 부설하면서 헐려 사라지는 수모를 당한다. 1994년에야 복원됐다. 다만 원래 자리에는 도로(창경궁로)가 이미 생겼다는 이유로 문 위치를 옆으로 옮겼다. 혜화동·동소문동이라는 동명은 이 문의 이름을 따 지어졌다. 사진은 길 건너 낙산성곽에서 혜화문을 찍은 것이다. /글·사진=최수문기자 chs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