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11·3 부동산 대책, DTI·LTV 정상화 빠져선 안돼

서울 강남권 등 일부 지역의 부동산 시장 과열을 막기 위해 정부가 다음달 3일 대책을 내놓기로 했다. 최근의 집값 급등을 자초한 8·25가계부채대책이 나온 지 두 달.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이 구두로 ‘과열지역 대응’을 경고한 지 2주가 지난 후 나온 구체적 액션이다. 투기 조짐을 보이는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강도가 낮은 대책을 시행한 후 그래도 효과가 없으면 고강도의 처방을 하는 이른바 선별적·단계적 대응이 골자다. 당장 아파트 값 상승폭이 둔화되거나 하락하는 등 시장은 이미 눈치 보기 모드에 돌입했다.


시장에서는 강력한 규제보다 분양권전매제한 강화나 청약1순위 취득요건 강화, 재당첨 금지 등 충격이 상대적으로 덜한 대안에 베팅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이 정도로 부동산 과열 문제가 해소될지는 의문이다. 정부가 금리를 낮추고 돈 빌리기 쉬운 구조를 만들어놓은 탓에 시중에는 대기자금이 넘친다. 부동산 말고 갈 곳도 없다. 서울 강남이 막히면 강북이나 지방으로, 재건축을 규제하면 신규 주택으로, 아파트가 안 되면 다세대나 빌라로 이동할 게 뻔하다. 자칫 내수활성화에 목매고 있는 정부가 고강도 대책을 내놓지 못할 것이라는 메시지로 읽힐 경우 시장의 내성만 키우는 결과를 초래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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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효과를 키우려면 시장에 제대로 된 신호를 줄 필요가 있다. 답은 이미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자신의 능력을 초과해 빚 내 집 사는 것을 막으면 된다. 그러려면 부동산 정책 방향부터 시장 활성화에서 리스크 관리로 바꿔야 한다. 철저한 투기감독과 실수요 위주의 정책으로 비정상의 시장을 정상으로 되돌려놓는 것도 필요하다. 느슨해진 총부채상환비율(DTI)과 주택담보인정비율(LTV) 규제를 원위치하는 것은 그 의지의 표현이 될 수 있다. 11·3부동산대책이 요란한 빈 수레가 아니라 부동산 시장 건전화와 가계 부채 리스크 완화의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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