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경제 20년만에 최대 위기] 400조 예산심사도 차질...국회 처리 지연 가능성

최순실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서 ‘슈퍼예산’으로 불린 내년도 예산 400조원에 대한 심사도 차질을 빚고 있다. 국회의 예산심의는 최순실 청문회로 변질됐고 그마저도 제때 처리할 수 없을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 나온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내년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당초 3%에서 낮춰잡을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31일부터 심사를 거쳐 다음달 30일 전체회의에서 내년도 예산안을 의결할 계획이지만 지난 26일부터 사흘간 열린 종합정책질의는 최순실 이외의 정책 논의가 실종됐다.


예결위 종합정책질의에 이어 부별심사 등으로 최순실 파문이 이어지면 최악의 경우 예산안 처리가 법정시한(12월2일)을 넘길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예산안 처리가 지연되면 당장 내년 1월부터 집행돼야 할 예산의 발이 묶이게 된다. 지방경기를 둘러싼 불확실성도 확대된다. 지방자치법 등에 따라 지방의회는 회계연도 개시 15일 전인 12월15일까지 예산안을 의결해야 하는데 국회 예산안 의결이 늦어지면 지방재정 편성도 덩달아 지연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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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구조조정 등으로 일자리 사정이 악화하고 지역경기마저 침체된 상황에서 나랏돈이 풀리지 않으면 우리 경제의 하방 리스크는 더 커진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 경제성장률은 2.6%로 이 중 재정기여도가 3분의1가량인 0.8%포인트를 차지했다. 저성장 기조 속에서 재정이 그나마 버팀목 역할을 하는 셈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 정부는 재정을 더 풀어야 한다고 지적했고 한국 정부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지출 규모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칠레에 이어 밑에서 두 번째다. 계획한 돈마저 제때 투입하지 못할 경우 성공 여부를 떠나 경기를 반등할 기회 자체를 놓치는 우를 범하는 것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평소에도 예산안의 일부분에 대해서만 논쟁이 격화되고 말았는데 이번에는 최순실 관련 예산으로 질의가 집중되면서 예산심의는 더욱 허술해지면서 처리마저 늦어지는 악순환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임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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