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정원이 대세다. 2013년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의 성공적인 개최 이후 순천만국가정원에는 연간 500만여명 이상의 관람객이 찾아온다. 지역 경제에 미치는 경제적 파급효과가 연간 1,800억원이라고 하니 정원의 가치와 영향력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지난 10월 초 서울·성남·순천 정원박람회도 160만여명의 관람객이 다녀가 정원은 시민들의 축제 공간으로 거듭났다.
그렇다면 유럽은 어떤가. 영국은 190년 이전에, 독일·프랑스 등은 2차 세계대전 이후부터 정원박람회를 개최했다. 그 결과 ‘첼시 플라워쇼’ ‘쇼몽가든페스티벌’ ‘분데스가르텐샤우’ 등은 세계적인 문화유산이 됐다. 또한, 생활 속 정원문화가 정착되면서 유럽의 정원산업 규모는 연간 77조원에 이른다.
가까운 중국·일본만 보더라도 정원산업 규모가 25조원, 13조원이다. 또한, 정부나 기업의 후원을 받아 세계 각국에 자국의 정원을 조성해 자국의 문화를 알리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일제강점과 한국전쟁 등으로 오늘날 우리의 전통정원을 제대로 보존하고 있는 사례가 드물다. 급격한 도시화로 인해 우리 정원이 지니고 있었던 자연 중심의 주거형 정원을 복원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2013년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성공적이었다고 하지만 박람회 개최까지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정부의 지원이 필요한데 대부분 부처가 업무 연관성이 적다는 이유로 나서지 않았다. 다행히 역사적으로 수목원·식물원이 정원에서 비롯됐고 식물이 정원의 주요 소재라는 요인에서 산림청이 책임기관이 돼 정책상·재정상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
3년이 지난 지금은 대한민국 정원발전을 위한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정원 법제화, 국가정원 지정, 제1차 정원산업진흥기본계획 등이 태동기였다면, 이제는 성장기를 향해 전진해야 한다. 선진국이 정원을 문화상품으로 만들어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과 같이, 우리의 정원 발전은 지금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성패가 달려 있다.
먼저 시민의 일상 속에 정원이 내재화되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원행사가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 개최할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 실내·외에서 쉽게 가꿀 수 있는 실용정원이나 이지가든의 개발도 필요하다. 또한, 지방·민간정원 등을 조성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시민정원사 등을 육성해야 한다.
정원의 특성을 살린 산업 육성도 시급하다. 이를 위해 새로운 ‘볼거리’ ‘즐길 거리’를 개발하고 정원식물·용품 등의 원활한 유통 및 판매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외에도 한국 고유의 정원모델 개발과 해외에 한국정원을 조성해 우리 문화를 홍보하고 체험할 수 있는 장(場)으로 활용하는 등 많은 과제들이 산재해 있다.
김용하 산림청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