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내년 말이면 가계부채가 1,500조까지 불어난다는데

한국 경제의 뇌관인 가계부채가 내년 말에는1,500조원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이 31일 발표한 ‘국내 가계부채 증가의 원인 및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6월 말 현재 1,257조원인 가계부채가 10% 안팎의 높은 증가세를 이어가 연말 1,330조원, 내년 말에는 1,460조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최대치 기준으로는 연말 1,360조원, 내년 말 1,540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예상이다. 한해 100조원 넘는 가계 빚이 새로 쌓이는 모양새다.


가계부채는 이미 양과 질 모두 위험 수준에 이르렀다. 우선 증가속도가 너무 가파르다. 경제성장세는 2% 수준에 머물고 있는데 부채증가율은 두자릿수에 이를 정도다. 부채규모도 통계가 집계될 때마다 최대치를 경신했다. 지금 추세대로라면 내년 말까지 박근혜 정부 출범 5년 동안 늘어나는 가계 빚은 496조원에 이르게 된다.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 때의 증가액을 합친 것과 맞먹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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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가 이 지경까지 이르게 된 것은 눈덩이처럼 불어난 주택담보대출 탓이 크다. 정부가 부동산 경기만이라도 살리기 위해 총부채상환비율(DTI)과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완화 등을 추진한 결과다. 이 정부 들어 3년 반 동안 가계부채 대책을 다섯 차례나 발표하고도 실효를 거두지 못한 것은 주택담보대출 억제 등 정공법을 추진하기보다 곁가지 대책으로 일관했기 때문이다.

부동산 경기를 살리면서 가계부채도 줄이겠다는 것은 실현 가능성 없는 위험한 발상일 뿐이다. 역대 정권에서도 이런 정책을 추진했다가 수 없이 실패를 맛봤다. 소득은 늘어나지 않는데 빚만 쌓여가니 소비도 살아날 리 만무하다. 오히려 소비위축, 성장률 하락의 악순환만 반복되는 것이다. 이제는 부동산 경기의 충격을 어느 정도 감수하더라도 강력한 가계부채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이미 대증요법이나 미봉책으로 해결할 수준을 넘어섰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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