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씨가 K스포츠재단의 사실상 ‘회장’으로 불리며 수시로 재단 직원들에 지시를 내려온 정황이 드러났다. 또한 대기업 회장들이 최씨측에 안절부절하는 태도를 보인 사실도 추가로 밝혀졌다.
JTBC는 31일 최씨가 각종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개인회사 더블루K 전 대표 조 모씨를 통해 대기업 사장실과 나눈 통화내역과 문자를 단독 입수해서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2월 23일 포스코 황은연 사장실에서 먼저 조 전 대표에 전화를 걸었다. 통화내역을 보면 배드민턴 사업을 같이 하기 위해서 포스코 측이 상당한 노력을 기울인 것을 알 수 있다. 이후 포스코에서 ‘회의에서 언짢게 했다면 미안하고 오해를 풀어주길 바란다’는 내용을 조 전 대표에게 보냈다. 이 내용은 최씨에게 그대로 전달됐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최씨 측이 담당자 번호를 보내면 포스코측은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라’는 친근한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사업이 가시화하면서 조 전 대표는 포스코와 더 적극적으로 접촉했다. 스포츠단 운영 현황 등을 최씨에게 바로 보고하는 내용도 문자 내역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포스코 외에 KT도 진행 중이던 연구 용역 사업을 최씨에게 일일이 보고한 정황도 밝혀졌다. 문자 내용을 보면 ‘3월에 한 번 만나뵙자’면서 날짜 두 개를 보내주고, 선호하는 음식이 없으면 일식 퓨전으로 하겠다면서 배려까지 했다고 JTBC는 보도했다.
한편 조씨는 최순실씨를 ‘회장님’으로 지칭했으며, 최씨가 K스포츠재단 소속 간부에게 수시로 지시를 내려왔던 정황도 확인할 수 있었다.
보도에 따르면 더블루K 설립 일주일 뒤인 1월 19일, 조 전 대표는 최씨를 ‘회장님’으로 부르며 “김상률 교문 수석으로부터 전화가 와서 내일 점심을 하기로 했다”면서 “김 수석이 간곡하게 요청해서 약속을 잡았다”고 보고한다.
지난 2월 18일엔 최씨가 조 전 대표에게 “각종 서류를 준비하라”고 지시하며 “박 과장에게 출근하지 말고 이리 오라고 하라”는 문자를 보낸다. 박 과장은 K스포츠재단 과장 박헌영 씨다. 또한 조씨는 K스포츠재단 정현식 사무총장에게도 최씨의 지시 사항을 전달했다.
사실상 최순실 씨가 K스포츠재단 ‘회장님’으로 불리며 재단 직원들에 수시로 지시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1월 중순부터 3월 말까지 두 달 여 최씨가 조 전 대표와 나눈 통화와 문자 기록만 180여 건인데, 상당수가 K스포츠재단 관련 내용이었다고 JTBC는 덧붙였다. 이와 관련 손석희 앵커는 “문자 내용만 봐도 상황이 비정상”이라고 비판했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