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트럼프로 흔들리는 글로벌 금융시장 심상찮다

미국 대선의 불확실성이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의 e메일 스캔들 재부상으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지지율을 역전시켰다는 여론조사 결과에 미국 증시는 0.58%,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주요 증시도 많게는 1% 이상 동반 하락했다. 정국불안 악재까지 겹친 코스피도 28포인트 넘게 급락하며 1,980선 밑으로 주저앉았다. 반면 안전자산 선호로 미국 10년 만기 국채 가격은 크게 올랐다. 환율 시장도 요동치고 있다. 달러와 원화 가치가 떨어진 반면 엔화는 강세를 보였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트럼프로 인해 울고 웃는 모양새다.


하지만 이는 조족지혈에 불과하다.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이 된다면 후폭풍은 이 정도에 그치지 않을 것이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는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전 세계 주요 증시의 시가총액이 10~15% 사라지고 멕시코 페소화 가치도 25%나 폭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미국과 유럽 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받으며 세계 경제가 극심한 침체에 빠져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자칫 개별 국가가 각자도생에 나설 경우 전 세계가 환율전쟁 또는 보호무역 전쟁에 휩싸일 수도 있다. 금융시장 참가자들이 클린턴의 승리를 간절히 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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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집권은 우리에게도 결코 달갑지 않은 시나리오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부터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까지 넘어야 할 산이 하나둘이 아니다. 여기에 미국 금리 인상까지 가세할 경우 가계부채와 부동산 거품 위험이 수면 위로 급부상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 가뜩이나 외부 충격에 취약한 국내 금융시장이 흔들린다면 예상치 못한 상황이 전개될지도 모른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상황별 시나리오를 서둘러 준비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 ‘설마’하고 방심하다가 우리 경제와 금융시장이 충격으로 휘청일 수도 있다. 미국 대선은 이제 며칠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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