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이중근(사진) 부영 회장을 직접 만나 K스포츠재단 기금 모금에 나섰다는 정황이 공개됐다. 이 자리에서 기금 출연을 대가로 국세청이 부영을 대상으로 벌이는 세무조사에 편의를 봐달라는 취지의 이 부회장 발언도 나왔다.
2일 한겨레가 입수해 공개한 K스포츠재단의 회의록에 따르면 안 전 수석은 지난 2월26일 정현식 전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과 함께 이 회장을 만났다. 정 전 사무총장은 이 자리에서 부영에 “5대 거점지역(체육인재육성사업) 중 우선 1개(하남) 거점시설 건립과 운영지원을 부탁드린다. 1개 거점에 대략 70억~80억원 정도 될 것 같다”며 “재정적인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제안했다.
당시 부영은 회의 전 이미 K스포츠재단에 3억원을 낸 상태였다. 이 회장은 이에 “최선을 다해서 도울 수 있도록 하겠다”며 “다만 현재 저희가 다소 부당한 세무조사를 받게 됐다. 이 부분을 도와주실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세무조사에 편의를 봐달라는 요구를 직접 전달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부영그룹은 당시 해외법인을 통한 소유주 일가의 탈세 의혹과 관련해 특별세무조사를 받고 있었다. 국세청은 이후 4월 검찰에 부영과 이 회장을 조세포탈 혐의로 고발했다.
다만 당시 부영의 70억원 추가 지원 논의는 K스포츠재단이 최순실씨에게 보고한 후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는 보고를 받은 후 ‘조건을 붙여서 한다면 놔두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