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러시아, 알레포에 '인도주의 휴전' 재개 선포…"4일 하루 휴전"

1차 시도서 실패해 실제 효과는 회의적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시리아 알레포에 또다시 ‘인도주의 휴전’을 선포했다.

2일(현지시간) 러시아 타스 통신에 따르면 이날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은 “시리아 알레포에서 오는 4일 오전 9시부터 저녁 7시까지 ‘인도주의 휴전’이 다시 실시된다”고 밝혔다. 그는 “무의미한 희생을 피하고자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이 총사령관인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인도주의 휴전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 결정은 시리아 지도부와도 조율을 거쳤다고 그는 덧붙였다. 게라시모프는 “미국이 반군과 테러리스트들을 구분할 능력이 없음에 따라 무장조직 지도자들에게 전투를 중단하고 무기를 들고 알레포에서 떠날 것을 직접 호소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전 인도주의 휴전 기간 때와 마찬가지로 주민과 반군 탈출을 위해 8개의 안전 통로가 운영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반군 퇴각을 위해 2개의 통로가 마련돼 있으며 이 통로로부턴 모든 정부군과 장비가 철수될 것”이라면서 “한 통로는 시리아-터키 국경 쪽으로 이어지고 다른 통로는 (반군들이 집결해 있는 북서부 도시) 이들리브로 연결된다”고 설명했다.이어 다른 6개의 통로는 민간인 대피와 부상자 및 환자 수송에 이용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러시아와 시리아 정부는 앞서 지난달 20~22일 사흘 동안 알레포에 인도주의 휴전을 선포하고 일반 주민과 반군 등이 이 통로를 통해 탈출할 것을 종용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안전 통로를 따라 탈출하거나 대피한 반군과 주민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반군이 주민들의 탈출을 방해하면서 탈출로에 포격을 가하는 등 인도주의 휴전 이행을 방해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반군은 주민들이 러시아와 시리아 정부군을 믿지 못해 스스로 탈출을 포기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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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전 무산 이후에도 러시아와 시리아 정부군은 알레포에 대해 공습은 하지 않고 있으나 지상 공격은 재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반군이 알레포를 둘러싼 정부군의 포위망을 뚫기 위해 대대적 반격에 나서면서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졌고 이 과정에서 다시 많은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의 인도주의 휴전 재개 선포는 공중과 지상 공격을 전면 중단해 반군과 주민들에 탈출 기회를 다시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1차 시도에서 실패한 인도주의 휴전이 별다른 정세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성공할 가능성은 여전히 작아 보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비판론자들은 러시아가 알레포에 대한 대대적 공격에 앞서 민간인 희생을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명분을 쌓기 위해 인도주의 휴전을 다시 선포한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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