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영 법원 “브렉시트 협상개시, 의회 승인 거쳐야”

EU단일시장 접근권 유지 가능성 커져…파운드화 가치 반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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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고등법원이 정부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Brexit) 협상 개시를 하기 전에 의회 승인을 거쳐야 한다고 판결했다. 브렉시트를 향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의 강경한 입장에 변화가 생길 여지가 생기면서 외환시장에서 파운드화 가치는 상승 곡선을 그렸다.

가디언 등 영국 언론에 따르면 고등법원 재판부는 3일(현지시간) 영국 정부가 의회 승인 없이 리스본조약 50조를 발동할 권한이 없다는 심리 결과를 발표했다. 재판을 맡은 대법관 토머스 경은 “영국 헌법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은 의회가 주권을 갖는다는 것”이라며 브렉시트 여부도 의회 표결을 거쳐 결정해야 한다고 판결 취지를 밝혔다.

정부 측은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으로 사건을 가져갈 것이라고 밝혔다. 대법원 심리는 오는 12월 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고등법원의 이번 판결로 메이 영국 총리가 추진하던 EU 탈퇴 계획은 차질을 빚게 됐다. 메이 총리는 그동안 리스본조약 50조 발동이 정부의 특권이라며 의회 승인 없이 늦어도 내년 3월 말까지 EU 탈퇴 절차를 개시하겠다고 공언해왔다. 또 이민 제한정책을 고수하면서 EU 단일 시장 접근을 포기하는 ‘하드 브렉시트(Hard Brexit)’에 무게를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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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번 판결로 브렉시트 협상 개시 시점이 늦춰지거나 ‘소프트 브렉시트(EU 단일시장 접근권 확보를 유지한 탈퇴)’를 지지하는 의원들의 입김을 반영하는 쪽으로 정부 정책의 물줄기가 바뀔 가능성이 커졌다.

이 덕분에 국민투표 이후 급락하던 영국 파운드화의 가치는 고등법원 판결과 함께 반등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오후10시(한국시각) 국제 외환시장에서 파운드 가치는 전거래일대비 1.4% 오른 파운드당 1.247달러에 거래됐다.

한편 영국은행(BOE)은 이날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로 동결했다. 마크 카니 BOE 총재는 브렉시트가 “기술적 경기침체를 가져올 수 있겠지만 국민투표 이후 성장세는 기대보다 훨씬 견고하다”며 동결 배경을 밝혔다.

연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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