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수입차 월 최다판매 신기록 … 벤츠 '광폭 질주'

신형E클래스 돌풍 힙입어

月 6,000대 판매시대 개막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메르세데스벤츠가 무서운 속도로 질주하고 있다. 주력 모델인 신형 E클래스가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면서 수입차 월간 최대 판매기록을 갈아치웠다. ‘브레이크 없는’ 벤츠의 판매 증가세가 수입차 시장뿐만 아니라 국내 자동차 시장 전체의 판도까지 흔드는 양상이다.

4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벤츠는 지난달 총 6,400대를 팔아 사상 처음 수입차 월 6,000대 판매 시대를 열었다. 협회가 판매 대수를 집계한 지난 2003년 이후 월간 최대 판매기록은 BMW가 지난해 6월 세웠던 5,744대다.


벤츠 자체적으로도 3월 기록한 월간 최대 판매대수인 5,144대를 7개월 만에 경신했다.

메르세데스-벤츠가 신형 E클래스의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지난달 사상 첫 월간 판매대수 6,000대를 돌파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뉴 E클래스 익스클루시브’. 사진제공=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메르세데스-벤츠가 신형 E클래스의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지난달 사상 첫 월간 판매대수 6,000대를 돌파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뉴 E클래스 익스클루시브’. 사진제공=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벤츠의 이 같은 질주는 7년 만에 내놓은 완전변경모델 ‘더 뉴 E클래스’의 판매 호조에 힘입은 바가 크다. 가장 먼저 출시된 ‘E300’은 7~10월 넉달 간 4,052대가 팔렸고 ‘E220d’는 8~10월 석달 동안 3,635대가 판매됐다. ‘E300 4매틱’은 지난달에만 1,555대 팔려 베스트셀링카 2위에 올랐다. 신차가 출시되면서 기존 모델을 포함해 E클래스는 지난달까지 총 1만6,733대 팔려 올해 지난해 판매대수(1만9,660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지난해 말 라인업을 정비한 후 올 초부터 본격적으로 판매에 들어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도 잘 팔린다. G클래스를 비롯해 GLA·GLC·GLE·GLS 등 벤츠 SUV는 지난달까지 총 7,454대가 판매돼 지난해 연간 판매량(3,071대)보다 2배 이상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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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클래스는 모델 노후화로 판매량이 지난해에 비해 줄었지만 10월까지 5,919대가 팔리면서 플래그십 세단 시장에서 1위를 굳건히 하고 있다.

올 들어 국내 수입차 브랜드 중 가장 많은 30종가량의 신차를 출시할 정도로 공격적인 경영을 펼친 것도 판매 증가의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벤츠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판매 차종이 90종에 달했으나 라인업을 대대적으로 정비하면서 현재는 60종가량으로 줄었다. 수입차 중에서는 여전히 가장 다양한 라인업을 갖추고 있지만 차종을 줄이면서 판매 효율이 높아졌다.

벤츠는 지난달까지 총 4만4,994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16.6%가 늘었다. 2위인 BMW(3만7,285대)를 7,700대 이상 앞서고 있어 2009년 이후 처음으로 수입차 판매 1위를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입차 시장에서 첫 연간 5만대 판매도 벤츠의 몫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벤츠 판매가 늘면서 수입차 시장도 다시 회복세로 돌아섰다. 지난달 수입차 신규등록대수는 1만7,423대로 전년 동기 대비 18.3% 증가했다. 수입차는 6~9월까지는 전년 대비 감소세를 나타냈다. 수입차 판매가 늘면서 현대·기아차의 지난달 내수 판매량이 사상 처음으로 50%대로 떨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아우디·폭스바겐 판매 정지로 지난달까지 수입차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1만대가량 감소했지만 벤츠 판매가 늘면서 그나마 감소 폭이 줄었다”면서 “프리미엄 이미지를 앞세운 벤츠의 독주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성행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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