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연 새누리당 의원이 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지도부의 회의 비공개 방침에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최순실 게이트’ 이후 지도부 사퇴를 두고 연일 갈등을 빚고 있는 새누리당이 사태를 수습하기 위한 의원총회를 열었지만 소속 의원들 간에 욕설과 고성이 오가면서 ‘난장판’이 됐다.
새누리당은 4일 오후 국회 본청에서 지도부 사퇴 등을 논의하기 위한 의총을 가졌다. 하지만 시작하자마자 공개를 할 것인가를 놓고 비박계와 친박근혜계가 강하게 충돌했다. 이정현 대표와 정 원내대표의 발언이 끝난 뒤 곧바로 비공개로 전환하려 하자 비박계 의원들은 당헌·당규상 공개가 원칙이라며 강하게 항의했다. 김세연 의원은 자리에서 일어나 삿대질을 하며 “당헌·당규에 따르면 공개가 원칙”이라고 소리쳤으며 다른 비박계 의원들도 동조했다.
이에 정 원내대표가 “비공개·공개 절차는 그간 원내지도부가 했다. 그런 사항을 뭘 물어보고 하느냐”며 자신을 탄핵하라고 하자 김성태 의원은 “의원들을 겁박하는 것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원진 최고위원이 김성태 의원을 향해 언성을 높이자 이종구 의원이 “넌 그냥 앉아, 거지 같은 X끼”라고 욕설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내부 투표를 거쳐 의총을 비공개로 진행하기로 했지만 비박계 의원들의 불만 표출은 이어졌다.
김성태 의원은 의총 도중 밖으로 나와 기자들과 만나 “당 지도부는 여전히 국민들에게 기만적인 쇼만 하고 있다”며 “동료의원들을 겁박하고 회유하고 압박해서 자유로운 의사가 개진될 수 없는 의총을 열고 있다”고 토로했다.
비공개로 전환된 뒤에도 지도부가 물러나야 한다는 비박계와 당이 화합해야 한다는 친박계가 맞부딪혔다.
황영철 의원은 “이 대표가 사퇴하는 것이 가장 명분 있는 모습”이라며 “촛불에 밀려 사퇴하는 게 올바른지 아니면 우리 당 스스로 결정해서 사퇴하는 모습이 좋은지 판단을 내려달라”고 말했다. 김현아 의원은 지도부 퇴진을 이야기하던 중 눈물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친박계인 김진태 의원은 “야당과 좌익세력들이 원하는 것을 다 들어줄 것인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취소하고 북에 가서 빌고 연방제 통일 할 것인가”라며 “그렇게 정신을 내주고 몸을 더럽혀서 무슨 후일을 도모하겠나. 그건 살아도 산목숨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김진태 의원은 “나는 어떻게든 살아보겠다고 ‘대통령 나가라’ ‘당 대표 나가라’하지 않고 배와 함께 가라앉겠다”고 강조했다.
박대출 의원도 “이순신 장군 말처럼 살자고 하면 죽는다. 함께 손을 잡고 죽을 각오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정 원내대표는 “예산안이 통과되고 새 내각이 자리 잡으면 사퇴하겠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내년도 예산안의 법정 처리 시한이 12월2일까지인 점을 고려하면 약 한 달 후에 원내사령탑에서 물러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 원내대표와 함께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 등 원내지도부도 일괄 사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비박계 의원들의 사퇴 요구를 거부했다. 강 최고위원은 “끝까지 안 물러나면 7일 최고위원회의 때 저라도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