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Science & Market] 대화 기반 UI 시장 주목해야

이석중 라온피플 대표

채팅 통해 다양한 서비스 제공

챗봇의 무한한 성장 가능성에

글로벌 IT기업 투자경쟁 돌입

한국도 규제개선 등 지원 필요

얼마 전 아마존은 총상금 250만달러 규모의 ‘알렉사 프라이즈’라는 대회를 연다고 발표했다. 아마존이 개발한 인공지능(AI) ‘알렉사’를 기반으로 대화형 AI(conversational AI)인 ‘소셜봇(일종의 챗봇)’을 만들어 지금 유행하는 문화·뉴스 등을 소재로 20분 동안 대화를 한다는 것이다. 사람도 20분간 대화를 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데 챗봇(chatbot)을 만들어 일관된 대화가 가능하게 한다는 것은 그리 만만한 도전은 아니다.


참가 대상은 대학생이며 우승 팀에는 50만달러, 소속 학교에는 100만달러를 준다고 하며 1년간 준비해 내년 11월에 우승자를 가릴 예정이다. 아마존은 총 10개팀까지 후원을 공언했으며 이 팀들은 각각 10만달러, 에코 같은 알렉사가 내장된 장치, 무료 아마존웹서비스(AWS) 및 알렉사팀의 지원을 받게 된다. 또 개발 키트를 통해 워싱턴포스트(WP)를 포함한 많은 콘텐츠에 접근을 허용해 챗봇의 지식기반을 만들 수 있게 해줄 예정이다.

챗봇이란 채팅 로봇, 쉽게 말하면 대화가 가능한 가상의 실체를 말한다. 지난 2015년부터 점차 주목받기 시작했지만 아직은 낯선 사람도 많을 것이다. 챗봇은 현재 정보기술(IT) 시장에서 뜨거운 분야 중 하나로 관련 기술을 보유한 벤처기업들은 페이스북이나 마이크로소프트(MS) 같은 유명 IT 기업들에 놀라운 가격에 인수되거나 엄청난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Wit.ai’를 인수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4월 페이스북 개발자회의에서 챗봇과 메신저가 페이스북의 핵심 기술이라고 발표했으며 MS 역시 챗봇을 개발할 수 있는 프레임워크를 발표하는 등 봇(bot) 전담 부서를 운영하고 있다. 아마존 역시 ‘Angel.ai’의 CEO를 챗봇 개발팀장으로 영입해 챗봇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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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렇게 유명 IT 기업들이 메신저와 챗봇에 주목하는 것일까. 자료에 따르면 2015년부터 페이스북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보내는 시간보다 ‘카톡’ 같은 메신저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길어졌다. 또 메신저 서비스들은 항상 연결된 상태로 있기 때문에 챗봇을 이용해 원하는 정보를 신속하게 전달해 사용자의 관심을 유지하기가 쉽다.

챗봇은 모바일을 중심으로 새로운 사용자환경(UI) 경험 및 비즈니스를 가능하게 해준다. 온라인 쇼핑, 예약, 관심 동영상 추천 등 많은 서비스를 채팅을 통한 대화형 인터페이스로 쉽게 해줄 뿐 아니라 AI 기술을 활용해 사용자의 습성이나 관심을 파악하고 추천도 가능하다. 관련된 모든 앱을 새롭게 열 필요가 없이 자신이 사용하던 환경에서 해당 앱을 사용할 수 있다. 직접 대화보다 채팅에 익숙한 10~30대 사용자들에게 챗봇은 친숙한 서비스이며 스마트한 대화형 서비스와 독특한 UI로 높은 성장잠재력이 예상된다. 이미 9억명의 메신저 가입자를 유치한 페이스북이 챗봇에 집중하는 것은 당연하다.

아직은 초기라 기대와 달리 몇몇 제약이 있다. 실제로 대화를 하듯이 맥락을 통해 자연어를 그대로 이해하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고 심지어는 전혀 이해를 못 하는 경우도 있다. 선택이나 동작을 지시할 때도 가능한 항목을 보여주고 번호를 선택하는 방식이 주로 사용돼 불편한 점이 많으며 모바일 환경에서 키 입력의 불편함 역시 감수해야 한다.

완벽한 음성 기반의 대화형 챗봇이나 비슷한 서비스가 가능해지면 이런 문제들이 해결될 것이며 UI에 또 한 번의 혁신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에서만 약 70조원 규모의 시장에 잠재적으로 챗봇을 적용할 수 있고 시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돼 해외 유명 기업들은 완벽한 자연어 처리가 가능한 대화형 AI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SK·네이버·카카오 등이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챗봇 앱 시장의 잠재력도 무궁무진하니 참신한 챗봇 앱 개발 역시 활발해지기를 기대한다. 또 결제에 관련된 법규가 안전에 치우쳐 불편한 부분이 많은데 규제 개선으로 챗봇 앱 활성화를 지원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석중 라온피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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