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고영혁의 데이터 액션] 빅데이터 환상

고영혁 트레저데이터 데이터사이언티스트





‘빅데이터’ 에 관해 언론이 얼마나 언급하고 사람들이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있을까? 네이버에서 기사 검색과 검색광고, 데이터 융합분석 서비스의 데이터를 분석하면 쉽게 답을 낼 수 있다.



2010년부터 빅데이터라는 단어가 기사에 등장하면서 꺾은선 그래프에 나타나듯이 이후 기하급수적으로 관련 기사들이 늘어났다. 빅데이터가 글로벌 핫키워드의 하나로 꼽히면서 정부의 각종 산업지원 정책의 기조로 들어가고, 기업들이 빅데이터 마케팅에 돌입한 것이다. 막대 그래프는 사람들이 능동적으로 빅데이터에 대한 기사나 글을 찾는 행동이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보여준다. 두 그래프를 비교하면 네이버에서 빅데이터를 검색하는 사람은 2013년을 기점으로 크게 증가했지만 2013년 이후 기사 생산량이 증가하는 양에 비해서 주체적인 검색은 그렇게 크게 성장하고 있지 않다.


지난 2003년부터 데이터 기반으로 여러 제품과 사업을 만들어왔던 입장에서 보면 바로 ‘허상에 대한 피로감’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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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하면 따라다니는 단어들 중 대표적인 것이 과거에는 ‘인사이트’, ‘통찰’이었었고 근래에는 약간 방향을 바꾸어서 ‘예측’이라는 단어가 함께 나온다. 방대한 데이터, 즉 빅데이터의 분석을 통해 일반적인 시야와 판단으로는 잘 알 수 없는 것들을 알아내고, 시간의 흐름 관점에서 과거 및 현재에 일어난 수많은 일들에 대해 분석해서 앞으로의 일을 미리 예측한다는 것이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예측과 관련해서 탐 크루즈 주연의 유명한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예로 많이 드는데, 사실 영화에서 범죄 예측을 해낸 것은 빅데이터보다는 세 명 초능력자의 미래 예지가 크게 작용했다.

명확하게 검증된 알고리즘이 제시되지 않거나 활용방법이 모호한 상태에서 사람들은 빅데이터의 가치에 대해 뭔가 고개를 갸웃거리는 경향이 있었다. 더구나 값비싼 빅데이터 솔루션들이 나오면서 기업들이 돈과 시간과 사람은 잔뜩 투입했는데 성과를 내지 못한 사례도 적지 않았다.

기업에게 정작 중요한 것은 기업이 성과를 내고 가치를 성장시키기 위해서 데이터가 어떻게 활용되어야 하는가이다. 본말이 전도되어서는 안되며 빅(Big)이라는 형용사에 혹할 필요도 없다. 빅이든 스몰이든 데이터는 제대로 활용했을 때에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돈을 벌거나, 기존의 제품이나 서비스 모델이 더 돈을 벌 수 있게끔 효율성을 높이거나, 자동화나 최적화 등을 통해 사업을 운영하기 위해 투입되는 돈과 각종 리소스를 줄어들게 할 수 있다. 즉, 통찰이나 분석으로 끝나는 데이터가 아니라 액션을 통해 성과를 내는 데이터의 활용에 집중해야만 한다. 무인양품(MUJI)는 데이터를 제대로 활용함으로써 불과 2개월의 시간과 1명의 개발자와 월 3천불 정도의 리소스로 전통적인 리테일 기업에서 옴니채널(O2O) 기업으로 재탄생하면서 매출이 46% 성장했다. 글로벌 선진 기업들은 이미 이런 흐름을 만들어가고 있으며, 글로벌 선진 기업들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데이터 액션을 해서 성과를 내는지 벤치마킹하고 따라 해야 할, 환상에서 벗어나야 할 시점이다.

고영혁 트레저데이터 데이터사이언티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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