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트럼프 승리로 기울면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자 이주열 총재 주재로 오후 2시 예정에 없던 긴급회의를 열었다. 한은은 “앞으로 미국 정부의 정책 변화가 금융·무역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세계 경제와 우리 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관련 분석과 대응 방안을 강구하는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예정보다 30분 앞당겨 오후 4시에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의 분위기는 더 심각해졌다. 그동안의 불확실성이 현실로 다가오면서 정부 당국자들의 표정도 무거워졌다. 회의를 주재한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시장에서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높게 평가해왔던 만큼 금융시장의 위험회피 성향이 고조되면서 변동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최근의 국내 상황과 결합하면 우리 금융시장은 물론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파급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 경제부총리는 트럼프 후보자의 경제정책과 관련해 “제조업 부흥과 인프라 투자확대 등을 통한 미국 내 일자리 창출을 정책의 우선 목표로 둘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외정책은 현재보다 보호무역주의 성향과 주요국에 대한 환율 관련 압박 강화 등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금융당국은 시장 충격에 대한 대비책 마련에 나섰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이날 오후 5시 긴급 금융시장상황점검회의를 열고 외환시장과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른 컨티전시플랜(비상대응 방안)을 재점검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내정자)는 “비상대응계획에 따라 단호하고 신속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최상의 긴장감을 갖고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세종=김정곤기자 조민규기자 cmk25@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