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주요 증권사는 일제히 트럼프 당선으로 국내 수출기업들이 보호무역의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트럼프의 보호무역 조치로 멕시코 등 미국 주변 국가에서 완제품을 생산해 미국에 수출하는 가전업체들이 직접적인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대신증권은 이 날 트럼프 당선 섹터별 영향 보고서에서 “트럼프가 중국, 멕시코에서 생산하는 제품의 관세율을 높일 가능성이 높다”며 “삼성·LG전자 가전 부문의 경쟁력과 수익성은 종전보다 상당히 악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전망에 이 날 삼성전자는 3.09% 하락한 159만8,000원을, LG전자는 2.03% 떨어진 4만5,750원을 기록했다. 자동차는 미국내 생산비중에 따라 엇갈렸다. 현대차(005380)는 미국에서 연간 판매되는 1,500만대 중 절반 가량을 미국내에서 생산하며 트럼프의 보호무역 조치에서 상대적으로 비켜서있다는 분석이 나오며 1.94% 상승한 반면 멕시코 생산비중이 높은 기아차는 0.26% 하락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전반적으로 자동업계의 실적과 주가가 하락세에 놓일 것으로 전망했다. 한화투자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당선은 친환경차 성장 둔화, 보호무역주의로 인한 자동차 수출기업의 수익 악화를 의미한다”며 “현대·기아차는 환율 하락과 관세 부활로 수익성이 악화하는 등 전반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연화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 기아차가 미국 현지에 생산 거점을 두고 있지만 여전히 전체 판매량 중 절반이 수출 차종이기 때문에 피해가 불가피하다”며 “기아차 멕시코 공장은 생산량 대부분을 미국으로 수출하는 전략 거점인데 트럼프의 공언처럼 멕시코에 무역 장벽을 쌓는다면 이 공장에 피해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반면 금융업종은 금융규제 완화와 금리상승 기대감 등으로 ‘트럼프 랠리’를 경험했다. 이 날 신한지주(055550)는 장중 한때 5.11% 오른 4만6,25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경신했으며 기업은행(024110),하나금융지주(086790)도 장중 신고가를 다시 썼다. KB금융(105560), 우리은행(000030) 등 주요 은행주도 상승세를 보였다. 주요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의 재정지출 확대가 시장 금리 상승을 동반할 것으로 내다보고 금융주의 실적 개선에 기대감을 표출했다. 금리가 오르면 은행의 주요 수입원인 대출과 예금금리 차이가 벌어져 수익성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또한 금융규제 완화 가능성도 은행주 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김재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은행주는 금리인상 없이 3·4분기 예상치 이상의 호실적을 나타냈다”며 “규제완화 속에서 실적 개선과 금리인상으로 이익 증가세가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