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핫이슈] 美에 공장 거의없는 삼성·LG 관세 폭탄 맞을까 '근심'

트럼프 보호주의 대비...비상등 켜진 기업들<2>

제조업 일자리 늘리기 선언

트럼프, 애플 해외공장에 적대감

모든 제품 미국 內 생산 요구

美에 공장 없는 회사에

'수입 제재' 조치 가능성





제45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는 애플을 압박하기 위해 평소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에 대한 애정을 과시해왔다. 그는 대선 운동 초기부터 애플이 모든 아이폰을 미국에서 생산해야 한다고 주장해왔으며 그가 대통령에 오르면서 애플도 더 이상 그의 요구를 무시하기 힘든 처지가 됐다. 그리고 이 같은 트럼프 당선인의 ‘미국 우선주의’ 노선은 국내 정보기술(IT) 업계에도 두통거리가 될 것으로 우려된다.


더욱이 트럼프 당선인이 전통 제조업을 중심으로 인프라 구축을 통한 일자리 창출을 선언하면서 새로운 산업을 표방하는 IT업체들의 발전 속도 또한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11일 미국에 이어 한국 금융시장에서까지 IT업체들의 주가가 곤두박질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에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겠다며 애플 등 현지 기업이 모든 제품을 미국 내에서 생산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애플의 경우 현재 대만의 폭스콘·페가트론에 아이폰 조립을 위탁해 중국 6곳, 브라질 1곳 등 7개 해외 공장에서 아이폰을 만든다. MIT테크놀러지리뷰를 보면 애플이 미국에서 아이폰을 조립할 경우 대당 가격이 30~40달러, 부품까지 미국에서 생산한다면 최대 100달러 이상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국내 기업들도 강 건너 불구경할 상황이 아니다. 삼성전자·LG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주요 IT 기업들은 인건비 절감을 위해 중국·베트남 등지에 생산기지를 밀집시키고 있다. 스마트폰 부품 업체들은 완제품 조립기지인 중국과의 근접성을 고려해 더욱 중국·베트남 공장을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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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LG전자는 멕시코에 TV·가전 공장을 세워 상당수 제품을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삼성전자의 북미 지역 매출액 비중은 31.4%, LG전자는 29%를 차지할 정도로 북미, 그 중에서도 미국은 핵심 시장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관세 장벽을 높이 세워 미국으로 들어오는 외국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낮추고 미국 내 생산을 늘리도록 유도한다는 공약을 내걸고 있다. 그는 중국산 제품에 45%, 멕시코산에는 35% 관세를 매긴다고 공언했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도 폐기하거나 원점에서 재협상한다는 게 미국의 생산직 근로자들을 열광시킨 트럼프 당선인의 약속이었다. 일본과 동남아시아 국가들까지 포함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도 휴지 조각이 될 수 있다고 업계는 우려한다.

국내 IT업계는 관세 장벽뿐 아니라 다양한 비관세 장벽도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SK하이닉스의 미국 업체 특허권 침해 여부 조사에 착수한 게 한 사례다. 국내 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국 정부가 자국산업 보호주의 정책의 일환으로 미국에 공장이 없는 회사들에 대한 ‘수입 제재’ 같은 조치를 취할 가능성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트럼프 당선인이 중국 자본의 미국 기업 인수합병(M&A)에 제동을 거는 것은 국내 반도체 업체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중국은 메모리 반도체를 자력 생산하기 위해 기술력 있는 미국 반도체 기업을 사들이며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위협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기업이 미국 마이크론의 지분을 살 수 있다는 보도도 불거졌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때부터 중국 자본에 대한 강경 규제를 외쳐온 만큼 M&A를 통한 중국의 반도체 기술 확보가 상당 기간 지연된다고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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