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이 부처의 최재유 제 2차관 주재로 지난 11일 열린 정책해우소에서 산업계와 학계, 연구기관 전문가들은 이 같은 우려를 쏟아내며 긴밀한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현대자동차에서 연구개발(R&D)업무를 맡고 있는 장유진 팀장은 “우리나라는 스마트카 단위 부품 기술개발 기반이 취약해 핵심부품의 해외 의존도가 높고 수익구조가 악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정단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실장도 “우리나라는 스마트카 후발주자로서 선진국의 자율주행 핵심기술 개발역량과 격차가 있다”고 진단했다.
산업계에선 국내 자동차와 전자, 정보통신업계가 주도권 다툼을 하느라 각자 따로 놀아 미국, 유럽, 일본처럼 발 빠른 협업과 혁신이 일어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이번 해우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백송훈 KT 상무는 “(무선통신으로 자동차와 사물간 정보교환을 해주는) 커넥티드 서비스 활성화를 위해서는 차량 내부 정보 공개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며 “이를 위한 표준화 등에서 산업계가 협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김호응 르노삼성자동차 수석도 “(스마트카와 관련한)서비스 융합의 발전 등을 고려할 때 개별업체별 대응에서는 인적, 물적 한계가 있으므로 종합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송봉섭 아주대 교수는 중소기업으로의 기술이전, 정보공유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고언했다.
이에 대해 이재관 자동차부품연구원 본부장은 “자율주행에 필요한 핵심기술을 국산화하고, 융합신기술 개발과 융합서비스 실증을 위해 범부처 공동으로 국가전략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밖에도 스마트카 분야의 융합 설계 능력을 갖춘 고급인력 양성 및 정보·오락콘텐츠(인포테인먼트 서비스) 개발 지원도 이뤄지고 있다고 정부 관계기관들은 설명했다.
그러나 스마트카 시대 진입을 위해선 단순히 기술 및 산업기반 확충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국가 제도, 사회문화 및 인프라 등 인문분야의 뒷받침이 병행돼야 한다는 뜻이다. 자동차업계의 한 임원은 “무엇보다도 스마트카가 실제 주행할 수 있는 전용시범도로 등의 대규모 인프라가 필요한 데 이것은 개별기업차원에선 어렵다”며 “범부처, 범산업계의 공동투자가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이어서 “자율주행과 관련한 교통법제와 사고책임 및 보상 등에 대한 민·형사 체계 및 보험시스템 구축, 새 운전자교육체계 및 자격증 마련 등이 함께 이뤄져야 자율주행차의 상용화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