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개인이 살 수 있는 가장 비싼 상품을 다루는 일을 합니다. 최선의 노력 없이는 고객들의 신뢰를 얻을 수 없고 이곳에서 살아남을 수도 없습니다.”
유진석(사진) 리얼티코리아 대표는 최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노력’의 중요성을 가장 많이 언급했다. 불과 4년밖에 되지 않은 리얼티코리아가 중소형 빌딩 매매 시장에서 가장 앞서 가는 업체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유 대표와 회사 임직원들의 뼈를 깎는 노력 덕분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리얼티코리아 임직원들은 쉬는 날도 없이 빌딩을 보러 다니고 고객들의 요구에 맞는 상품을 물색한다. 그는 “누구도 강제하지 않았지만 본인이 담당하는 고객들이 보다 좋은 건물을 구할 수 있게 해주기 위해 주말에도 종종 회사에 나와 일하는 직원들이 많다”며 “이렇게까지 회사가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그런 노력이 많이 모인 덕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가장 먼저, 가장 늦게 출퇴근했던 부동산 초년생
유 대표가 처음 부동산에 관심을 둔 것은 20세 때였다. 당시 대구에 있는 토지를 알아보려던 친형과 함께 인근 중개업소를 방문했다가 부동산 관련 용어들과 전망 등을 듣고 공부를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취득했고 자격증 공부를 하던 학원에서 추천해준 빌딩 중개업체에 취업했다.
그는 “자격증까지 땄지만 당시만 해도 주택과 토지 등이 부동산의 전부라고 생각했지 빌딩만 전문적으로 거래하는 법인이 있다는 것은 알지 못했다”며 “보다 넓은 시장을 목격하고 배울 수 있었다는 점에서 행운이었다”라고 설명했다.
노력에 대한 유 대표의 신념은 사회 초년생 시절부터 굳건했다.
매일 처음으로 출근하고 가장 나중에 퇴근하는 직원이었다. 새벽6시가 되기 전 첫차를 타고 서울 선릉역 회사로 와 마지막 지하철을 타고 당산동 집으로 돌아오는 생활을 3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계속했다. 그는 “빌딩 거래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알지 못했기 때문에 누구보다 열심히 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당시 출퇴근 시간이 왕복 2시간 정도 걸렸는데 그 시간에 일간지·경제지 할 것 없이 닥치는 대로 읽었던 것도 큰 도움이 됐다”고 기억했다.
●빌딩 매매 시장 최초의 DB 구축
그 후로도 유 대표가 리얼티코리아를 창업하기까지는 7년여가 더 걸렸다. 빌딩 거래에 대한 기초지식은 많이 쌓았지만 실제 컨설팅을 하기 위한 실전 경험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한 분야에서 10년의 경력은 누군가에게는 짧고 어떤 이에게는 충분한 시간이다.
10년 동안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일을 배우고 지식을 쌓아온 사람이라면 당연히 본인만의 일을 시작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유 대표는 그렇게 부동산 업계에 발을 들인 지 10년 만인 지난 2012년 리얼티코리아를 창업한다.
그는 “일반인들에게는 빌딩 정보가 워낙 제한돼 있어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장이 음성적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며 “직접 회사를 창업해 고객들에게 투명한 정보를 제공하는 동시에 전문적이고 차별화된 서비스로 이 시장을 양지로 끌어올리고 싶었다”고 창업을 결심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리얼티코리아가 다른 빌딩 중개업체와 차별화되는 가장 대표적 시스템인 빌딩 정보 데이터베이스(DB)는 그렇게 탄생했다. 매주 토요일 오전 직원들과 함께 서울과 수도권 곳곳을 돌아다니며 빌딩 사진을 찍고 부동산 거래 정보를 확보했고 현재는 7만개 이상의 빌딩 정보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 상태다.
그는 “빌딩 거래라는 게 사실 정보 싸움이기 때문에 관련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일반에게 공개한다는 것을 동종업계에서는 좋은 시선으로 보지 않았다”면서도 “고객들에게 신뢰를 얻는 업체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시스템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업계의 시선에 굴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종업계 이직 4년간 0건, 비밀은
노력을 강조하는 유 대표의 신념이 있기 때문에 회사 직원들의 업무 강도는 다른 업체들보다 강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창업 이후 4년 동안 리얼티코리아에서 동종업계로 이직한 경우는 단 한 건도 없다. 이직이 일상화된 빌딩 중개시장에서 지금까지 찾아볼 수 없었던 이례적인 일이다.
이는 타 업체와 전혀 다른 회사운영 시스템이 있었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빌딩 중개회사는 매각 물건 하나를 처리하는 직원이 많게는 10명까지 된다. 서로 경쟁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리얼티코리아는 업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1 매각물건 1 담당자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직업의식을 가지고 회사 내 직원들끼리 정보를 공유하고 돕는 것이 가능하다.
유 대표는 “다른 회사에서 5년 일해야 팀장을 다는데 우리 회사에서는 2~3년이면 승진할 수 있을 정도로 신입 시절부터 직업윤리와 컨설팅 등을 혹독하게 가르친다”며 “열심히 하는 직원들에게는 그그만큼의 보상을 확실히 해주기 때문에 서로 열심히 하려는 분위기가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가 어느 정도 안정궤도에 올라온 만큼 앞으로는 더 혁신적인 일을 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고 유 대표는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는 워낙 바빠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며 “앞으로는 부동산 금융상품이나 스타트업과의 연계를 통해 시장을 선도해나가는 업체로서의 자리를 더 굳건히 해나갈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사진=권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