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단독]김종, 야구계 복지 사업에도 개입

차은택 관련 회사에 부동산 고가 매각 의혹도

제주 '야구인의 마을' 조합

부인 명의 통해 대표로 참여

적자 누적·지분 청산 권고에

지난해 사업 정리했지만

주변 시세보다 비싸게 팔려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2014년 4월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정유라씨 특혜 논란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2014년 4월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정유라씨 특혜 논란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종(55)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이 부인 명의로 야구계 복지 사업에 개입한 사실이 취재 결과 확인됐다.


김 전 차관은 지난해 관련 사업을 청산했는데 이후 부동산을 매입한 곳 중 차은택(47·구속)씨와 연관된 업체가 포함돼 있어 그 배경에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14일 서울경제신문이 법인 등기부등본을 통해 확인한 결과에 따르면 김 전 차관의 부인 홍모씨는 지난해까지 원로 야구인들이 주축이 돼 제주도 서귀포시에 조성한 ‘야구인의 마을’ 영농조합법인 대표를 지냈다. 야구인의 마을은 김응룡·김인식·유승안 등 야구계 원로 10여명이 지난 2002년 서귀포시 색달동 일대 1만2,304㎡ 부지에 조성한 다세대주택 단지다. 야구인들과 업계 관계자들이 입주하고 야구계 각종 행사를 진행하기 위한 목적으로 조성된 일종의 야구계 복지 사업이다. 2000년 부지 조성 당시 김 전 차관의 부인 홍씨는 지분매입에 참여하면서 일부 땅을 보유했다. 이후 이곳은 2011년 펜션 사업을 시작하면서 영농조합법인 형태로 외형을 바꿨고 홍씨가 2014년 4월∼2015년 3월 조합 대표를 지냈다. 이 조합은 지난해 3월 청산되면서 재산을 모두 정리했다.

서류상으로 사업에 참여한 것은 부인 홍씨지만 실제 이 사업에 참여한 것은 김 전 차관이었다. 이 사업 초기부터 참여한 한 야구계 인사는 “홍씨의 이름은 들어본 적도 없다. 김 전 차관은 자주 만났다”고 했다.


김 전 차관 역시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부인이 아닌 내가 참여한 것이 맞다”고 인정했다. 김 전 차관은 한때 프로야구단 프런트로 근무했던 인연으로 사업에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부인 명의로 조합에 참여한 이유에 대해 “1가구 2주택 문제에 걸려서”라고 했다가 “집사람이 번 돈으로 투자했기 때문”이라고 말을 바꾸는 등 다소 모호하게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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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인의 마을 사업은 순탄치 못했고 매년 적자가 누적됐다. 게다가 체육계를 총괄한 김 전 차관이 이 조합 지분을 가진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는 인사혁신처의 결정에 따라 지난해 지분을 처분해야 하는 상황이 오면서 조합은 청산의 운명을 맞았다. 청산 후 이 부지는 이후 조합 이사를 지낸 허모씨에게 넘어간 뒤 지난해 8∼10월 온라인 마케팅 업체 4곳에 매각됐다. 이 중 한 곳인 A사는 차씨의 최측근이 연루된 컨소시엄에 참여한 곳이다.

A사의 한 관계자는 “업계의 또 다른 업체 D사가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며 소개해 매입하게 됐다”고 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실제 산 가격이 주변 시세보다 비쌌고 완료된 매매 계약 내용이 사전 설명과 달라 일부 논란이 일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정황을 고려하면 김 전 차관이 차명으로 참여한 조합 사업을 급하게 정리하면서 누군가의 소개를 받아 손해를 회피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하지만 김 전 차관은 “시세보다 비싸게 팔지 않았고 오히려 손해를 봤다”며 “매각 과정은 전혀 알지 못하고 허씨가 모두 맡아 처리했다”고 말했다. 매각을 주도했다는 허씨는 “그게 왜 내 맘대로 한 일이냐”며 “매각 과정이 듣고 싶다면 김 전 차관에게 물어보라”고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본지는 이 부지를 소개했다는 D사 대표 임모씨와도 통화를 시도했지만 임씨가 해외에 체류한 탓에 연결되지 않았다.

김 전 차관은 최순실씨 국정농단 의혹의 한 축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문화계에서 차씨가 있었다면 체육계에서는 김 전 차관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검찰은 이르면 이번주 중 김 전 차관을 소환해 제기된 각종 의혹사항을 조사할 방침이다.

진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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