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조성진 "처음 연주하는 것처럼…신선한 느낌 살리려 애썼죠"

첫 스튜디오앨범 낸 피아니스트 조성진

'쇼팽:피아노 협주곡 1번·발라드' 25일 발매

우승 후 협주곡 연주만 50번…이제야 곡 이해

내년 2월 어릴 적 꿈의 무대 카네기홀서 독주



“매너리즘에 빠지는 걸 가장 조심했어요. 항상 처음 연주하는 것 같은 신선한 느낌을 살리려고 애썼죠.” 지난해 쇼팽 콩쿠르 우승 후 협주곡을 연주한 횟수만 50여회라니 걱정이 안 될 리 없다. 지칠 법도 하지만, 의젓한 스물두 살 피아니스트 청년은 “50번을 연주하니 이제야 곡이 편하게 느껴지고 이해되는 것 같다”고 수줍은 미소를 지어 보인다. 한국인 최초 쇼팽 콩쿠르 우승자 조성진(사진). 그의 생애 첫 스튜디오 정규 앨범 ‘쇼팽 : 피아노 협주곡 1번·발라드’가 오는 25일 공개된다.

조성진은 16일 서울 혜화동 JCC에서 열린 앨범 발매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결과는 모르겠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했다”며 앨범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번 앨범은 지난 1월 도이치 그라모폰과 전속 계약을 맺은 조성진이 처음 선보이는 것으로, 그를 쇼팽 콩쿠르 우승으로 이끌었던 쇼팽 피아노 협주곡 1번이 수록됐다. 이와 함께 쇼팽 발라드 전곡이 수록된 가운데 국내에서만 발매되는 디럭스 버전에는 쇼팽 녹턴 20번이 보너스 트랙으로 담겼다. “쇼팽 발라드는 어릴 때부터 ‘꼭 녹음해보고 싶다’고 생각해왔어요. 당시 들었던 크리스티안 짐머만(폴란드 출신의 피아니스트)의 음반은 저에게 큰 산처럼 느껴졌죠. 이렇게 음반을 내게 돼 정말 영광스럽고 기쁩니다.”



이번 앨범엔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수석 객원 지휘자로 활동하는 지아난드레아 노세다가 함께 했다. 올 2월 파리에서 노세다가 지휘하는 베르디 레퀴엠 공연을 봤다는 조성진은 “내가 지금껏 들어본 베르디 레퀴엠 중 단연 최고였다”며 “막연하게 ‘언젠가 이 분과 함께 연주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몇 달 뒤 이런 기회가 생겨 정말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마에스트로 노세다와 오케스트라의 반주는 내가 편하게 연주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며 “그 덕에 마음껏 노래하듯 피아노를 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쇼팽 피아노 협주곡은 지난 6월 영국 런던 애비로드 스튜디오에서, 발라드는 9월 독일 함부르크 프리드리히 에베르트 할레에서 녹음했다. 애비로드 스튜디오는 비틀즈의 녹음으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녹음실에 붙은 유명 음악가들의 사진을 보며 설렜다”는 그에게선 제 나이에 걸맞은 평범한 청년의 모습이 보였다. 프리드리히 에베르트 할레 역시 조성진이 가장 좋아하는 ‘피아니스트 라두 루푸의 슈베르트 즉흥곡 앨범’을 녹음했던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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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앨범 작업은 여러모로 새로운 경험이었다. 같은 곡을 여러 번 반복하며 지루함을 느꼈을 법도 하지만, 오히려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견하거나 내 연주가 조금씩 느는 것이 보여 좋았다”고. 3일간 진행된 발라드 녹음 중 마지막 날 마지막 연주가 앨범에 수록됐다. 그는 “일정이 끝나고 ‘다 됐다’ 하는 마음으로 긴장을 풀고 연주하니 더 잘 되더라”며 “다음에 녹음할 땐 이 경험을 참고해서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조성진은 지난 1년을 이렇게 기억한다. “얼마 살지는 않았지만, 살아온 날 중 가장 빨리 지나간 한 해였다.” 그만큼 콩쿠르 우승 후 자신을 찾는 국가도 사람도 무대도 늘어났다. 지난 1년간 20여 개의 연주회를 진행했고, 앞으로 약 80여 개의 세계 무대가 예정돼 있다. 연주 외적으로 신경 써야 할 것들도 늘어났지만, 조성진은 “그저 내가 원하는 연주를 더 많이 할 수 있게 돼 좋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음악에 대해선 진정성을 유지하고 싶다”는 젊은 연주가는 내년 1월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5월에는 통영국제음악당에서 리사이틀을 연다. 2월엔 어린 시절 꿈이었던 카네기홀 무대에 올라 독주를 펼친다. 사진=유니버설뮤직

송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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