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실세’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의 청담고등학교 졸업이 취소될 것으로 보인다. 고교 졸업이 취소되면 대학 입학도 자동 취소되기 때문에 이화여대에 입학한 정 씨의 최종학력은 고등학교 중퇴로 수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희연 서울시교육청 교육감은 16일 정 씨의 출신 중·고교인 선화예중과 청담고에 대한 특정감사 중간결과를 발표하면서 “정 씨의 고교 3학년 출석 일수가 17일에 불과하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교육청 자문변호사로부터 졸업취소가 가능하다는 것을 구두로 들었다”고 밝혔다. 조 교육감은 이어 “청담고 특혜 입학과 학사관리의 구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 감사를 통해 드러난 내용을 포함해 관련자들 전부를 수사 의뢰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교육청 감사에서 드러난 정씨에 대한 고교 학사관리는 특혜의 결정판이었다. 국내 승마대회에 참석하겠다고 공문을 제출하고 해외에 가 있기도 했고, 교장 승인 없이 무단으로 승마대회에 나가기도 했다. 체육특기자들도 공부를 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연간 대회참가 횟수를 4회로 제한한 규정은 정씨 앞에선 무용지물이었다. 정씨는 사실상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고 본인이 원하는 만큼 각종 대회에 자유롭게 출전했다. 심지어 수업에 참가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실기점수를 만점을 받기도 했다. 게다가 그 성적을 근거로 우수상을 두 차례나 받았다. 또 대회 참가 등을 이유로 정씨가 등교하지 않은 날에 ‘창의적 체험 활동을 했다’는 내용이 학교생활기록부에 버젓이 기재되어 있기도 했다. 조 교육감은 “우리나라 교육 현장에서 정말 이런 일이 가능한지 눈과 귀를 의심할 정도로 학사관리에 엄청난 특혜가 있었다”며 “승마협회의 공문을 믿을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에 학교장 승인으로 공결 처리된 141일 전체가 부당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씨의 어머니인 최씨가 학교에서 교사들을 대한 안하무인 태도는 혀를 내두르게 한다. 최씨는 지난 2013년 5월 체육교사가 정씨에게 부족한 출석 일수를 지적하자 전화를 걸어 “너 거기서 딱 기다려. 어디서 어린 게 학생을 가라 말아야”라고 말하고 학교로 찾아왔다. 강당에서 수업 중이던 체육교사에게 “야 너 나와 봐”라고 말하자 체육교사는 수업 중이니 기다려달라고 했다. 하지만 최씨는 “어린 것이 어디서 기다리라 마라야”라며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체육교사는 수업을 중단했다. 이후 자리를 교무실로 옮기자 최씨는 30분이 넘도록 “너 잘라버리는 거 일도 아니다. 지금 당장 교육부 장관에게 가서 물어보겠다. 너까짓게 감히 학생에게 학교를 오라 마라 하느냐”고 폭언을 퍼부었다. 최씨는 또 2주일 후 정씨의 담임교사와 만나 이 사건을 언급하며 “체육교사가 건방지게 굴어서 그런 일이 있었다. 애 아빠(정윤회)가 그 교사를 가만히 안 둔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 감사에서 최씨가 체육부장 교사에게 현금 30만원을 건넨 사실도 밝혀졌다. 지난달 말 1차 조사 때는 최씨의 돈봉투 전달 시도가 최소 3회였고 교사들은 모두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추가조사에서 한 교사가 돈봉투를 받은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교육청은 촌지를 받은 체육교사는 물론 제공자인 최씨도 수사기관에 고발하기로 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외압이나 촌지 등으로 인해 정상적인 학교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들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교육청은 수사권한이 없는 만큼 사법기관에 수사를 의뢰해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었는지를 밝히도록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