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2017 수능]"정유라는 다른 세상 공주…신경끄고 최선 다할래요"

17일 오전 2017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응시한 수험생들이 입실완료를 앞둔 서울 염리동 서울여고 정문을 지나고 있다. /양사록기자17일 오전 2017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응시한 수험생들이 입실완료를 앞둔 서울 염리동 서울여고 정문을 지나고 있다. /양사록기자




2017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7일. 서울 염리동 서울여고(서울특별시교육청 제12시험지구 제18시험장) 앞에는 아침 이른 시간부터 후배들과 선생들, 학부모들이 모여 이날 수능을 치르는 수험생들을 위한 응원에 열을 올렸다. 선배들을 응원하는 후배들은 ‘붙어라 철썩’, ‘아는 건 풀어서 맞고, 모르는 건 찍어서 맞고’ 등 재치 넘치는 문구가 쓰인 피켓을 들고 각 학교의 구호를 목청껏 외치며 선배들을 응원했다. 응원하는 사람들이 모여있던 서울여고 정문 앞은 입실 완료 시간이 다가오면서 응원에 나선 사람들과 수능을 보는 학생들에게 재수학원의 이름이 쓰인 티슈와 컴퓨터용 사인펜을 나눠주는 사람들, 수험생들을 실어 나르는 차들과 교통정리를 하는 경찰들까지 한 데 얽히며 혼잡을 빚었다.


우려했던 수능 한파가 비켜가면서 이날 수능 고사장으로 향하는 고 3학생들은 대부분 평년보다 가벼운 옷차림이었다. 일부 학생들은 귀에 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들으며 컨디션 관리를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수험생 대부분이 최근 벌어지고 있는 국정농단 사태에 신경 쓰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분위기였다. 예일디자인고 3학년 김미연(19·여)양은 “최순실씨와 정유라씨 모녀가 벌인 일들로 나라가 시끄럽다고 하는데, 사실 나는 수능 준비에 방해가 될까 봐 뉴스도 안 봤다”고 말했다. 서울디자인고 3학년 박하인 양도 “최근 뉴스에 나오는 보도들이 어이가 없긴 한데, 아예 나와는 다른 세상 공주님의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공부하려고 애썼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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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목소리를 높인 것은 선배들을 응원하기 위해 나온 학생들이었다. 예일디자인고 2학년 최수연(18·여)양은 이대 입학과정에서 특혜를 받은 것으로 확인된 정씨 이야기가 나오자 “정말 화가 날 일”이라며 “학교 교실에서 공부해서 뭐하냐며 한숨과 욕설을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교실 창문마다 ‘하야…순시려’, ‘수능 D-4 교실박근위험혜’ 등의 자조적인 문구가 쓰여있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학생은 “수능이 1년이나 남은 나도 공부하기 싫어질 지경인데, 이번에 시험을 치르는 선배들은 정말 힘들었을 것”이라며 고3 언니들은 수능 끝나고 이번 주에 대거 집회에 나갈 거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학부모들도 거들었다. 수험생 자녀를 응원하기 위해 나온 박주현(45·여)씨는 “딸 아이가 걱정돼 들여보내 놓고도 돌아서지 못하겠다”며 “최순실 게이트 관련 뉴스를 보면 내가 힘이 없어 딸아이에게 지원은 제대로 못 해주고 공부하라고 닦달만 한 것 같아 마음이 편치않다”고 말했다.

양사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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