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러일 정상, 경협은 "OK" 쿠릴열도는 "..."

"쿠릴열도 70년째 해결 못했다"

아베, 유의미한 결론 실패 시사



쿠릴열도(일본명 북방영토) 4개 섬의 영유권 문제 합의 여부가 러시아와 일본 간 경제협력 강화의 최대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양국 정상이 경제협력에는 일치된 견해를 보였지만 여전히 쿠릴열도 문제에 대해서는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가 열리는 페루 리마에서 만나 양국 간 주요 현안을 논의했다고 20일 보도했다. 양국 정상은 다음달 15~16일 이틀간 일본 야마구치현 나가토시와 도쿄에서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아베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와 기존에 합의한 ‘8개 경제협력’을 구체적으로 진척시키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양국은 정상회담 전날인 지난 18일 차관급 회의를 열어 의료, 도시 개발, 에너지, 중소기업, 산업 다양화, 극동 개발, 첨단기술, 비자 취득 조건 완화 등 인적 교류 확대를 내용으로 한 협력계획을 마련했다. 일본은 블라디보스토크에 교통·상하수도 인프라를 구축하고 러시아 기업의 생산성 혁신을 지원하는 등 투자를 아끼지 않기로 했다. 푸틴 대통령은 8개 분야 경제협력을 “좋은 계획”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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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두 정상은 분쟁 지역인 쿠릴열도에 대해서는 입장차만 확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회담 전부터 “평화조약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다”고 말했던 아베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평화조약은 (2차 세계대전 종결 후) 70년이 지나도 체결하지 못한 만큼 그리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라며 양측이 유의미한 결론을 내지 못했음을 시사했다.

러일 양국은 2차 세계대전 후 쿠릴열도 4개 섬에 대한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어 평화협정도 체결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은 일본 정부가 러시아에 대규모 경제지원을 제공하는 대신 하보마이제도와 시코탄섬을 반환받고 쿠나시르(구나시리)와 이투루프(에토로후)를 양국이 공동 통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이 다음달로 예정된 러일 정상회담 전 러시아를 방문하기로 했다.

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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