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경 CJ그룹 부회장에게 퇴진 압력을 넣었다는 의혹을 받는 조원동(60) 전 청와대 경제수석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비선 실세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21일 강요미수 등 혐의로 조 전 수석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조 전 수석은 2013년 말 이 부회장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도록 강요한 혐의를 받고 있다. 언론에 공개된 녹취록에 따르면 조 전 수석은 손경식 당시 CJ그룹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대통령(VIP)의 뜻”이라며 이 부회장의 퇴진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조 전 수석은 검찰에서 “박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이 부회장은 횡령 등 혐의로 구속 수감된 동생 이재현 회장을 대신해 외삼촌인 손 회장과 함께 경영 전면에 있었으나, 이후 사실상 경영에서 손을 떼고 미국에 머물고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CJ가 자사의 케이블 방송 채널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풍자하는 프로그램을 방영하고, 대선 당시 문재인 민주당 후보가 관람 후 눈물을 흘린 영화 ‘광해’를 배급한 것 등으로 현 정권의 미움을 샀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구속 여부는 오는 23일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결정될 예정이다. 또한 조 전 수석은 포스코그룹 회장 선임 과정에 관여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그는 회장 선임 절차가 시작되기 직전인 2013년 말 “차기 회장은 권오준으로 결정됐다”고 포스코 측에 통보하는 등 깊이 관여한 의혹을 받아왔다. 실제로 권 회장은 2014년 1월 정준양 전 회장의 후임으로 뽑혔다. 검찰은 향후 수사에서 나머지 부분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검찰은 지난 14일 조 전 수석의 자택을 압수수색한 뒤 지난 17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11시간 조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