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전립선·갑상선암 발생률 대도시 ‘高高’

간암은 울릉도와 남해안, 담도암은 낙동강, 유방·전립선·갑상선암은 대도시 지역의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B형·C형간염, 민물고기 생식에 따른 장내 기생충 감염자가 많거나 건강검진율이 높은 곳들이다.

22일 보건복지부와 국립암센터 중앙암등록본부에 따르면 지난 1999~2013년 5년 단위로 시군구별 암 발생률(거주민 10만명당 암 진단자 수) 통계를 내보니 암종·지역에 따라 2~15배까지 차이가 났다.

격차가 가장 큰 갑상선암은 2004~2008년 남성 기준으로 시군구별 암발생률 격차가 14.5배나 됐다. 담낭암과 기타 담도암 발생률은 6배, 전립선암은 5.8배, 위암·폐암·대장암은 2.2~2.3배의 차이가 났다.



갑상선암 발생률은 광양·순천·여수 등 전남지역과 서울·대전·대구 등 대도시에서 높았다. 검진율이 높은 곳들이다. 2009~2013년 여성 갑상선암 발생률은 광양(185.1명), 대구 수성구(169.7명), 순천(165.4명), 여수(161.3명), 경북 울릉군(154.2명) 순이었다. 발생률 격차는 최대 4.2배였다. 남성은 서울 강남·서초구와 경기 성남 분당구 등 3곳이 거주민 10만명당 47명대로 톱3에 들었다. 갑상선암 환자 수는 10년새 10배가량 늘었다. 그래서 과잉진단 논란이 여전하다. 국제암연구소(IARC)는 2003~2007년 우리나라에서 갑상선암으로 진단된 환자 중 여성은 90%, 남성은 45%가 과잉진단으로 추정된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유방암과 전립선암은 서울 강남·서초구, 경기 성남 분당구 등 대도시에서 발생률이 높았다.

초경 연령이 빠르고 출산율이 낮으며, 출산 연령이 높아 여성호르몬 노출기간이 길어 유방암 발생 위험이 높은 지역이다. 소득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다 대형병원·검진기관들이 몰려 있어 의료이용률, 암검진율도 높았다.

◇ 울릉군 남녀 간암 발생률 1위…술·간염 영향인듯= 간암은 울릉군과 남해안지역, 담낭암 및 기타 담도암은 낙동강 유역의 발생률이 높았다. 경남·전남은 B형·C형간염, 낙동강유역은 민물고기를 날로 먹는 식문화로 기생충인 간흡충증 감염률이 높은 영향으로 보인다.

울릉군은 주요 암 중 유일하게 남녀 모두에서 간암 발생률 1위를 차지했다. 남성은 인구 10만명당 발생률이 1999~2003년 111명에서 2009~2013년 83.4명으로



줄었지만 15년 연속 전국 1위였다. 여성은 1999~2003년과 2004~2008년에는 전남 진도군(22.7명, 27.1명)이 1위였지만 2009~2013년에는 울릉군(21.1명)에 자리를 내줬다. 울릉군은 B형·C형간염 유병률 조사가 정확히 이뤄진 적이 없지만 고위험음주율 톱3에 든다. 고위험음주자는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에 비해 간암 발생위험이 2.1배 높다.

경남·전남은 2009년 전국 29개 병원 조사에서 B형간염 항원양성률이 4.5%, 5.6%로 전국 평균(4%)보다 높았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인구 10만명당 C형간염 진단유병률은 부산이 2002~2011년 51% 증가(165→249명), 10년 내내 광역시도 중 가장 높았으며 전남·경남이 그 뒤를 이었다. 간염은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간암·간경변증으로 이행할 위험이 커 간암 고위험군으로 분류된다.



담즙 이동경로에 생기는 담도암의 남성 환자 발생률 1위 시군구는 1999~2003년엔 부산 강서구(19.2명), 2004~2008년과 2009~2013년엔 경남 함안군(21.1명, 15.4명)이었다. 여성은 1999~2003년엔 경남 의령군(11.1명), 2004~2008년과 2009~2013년엔 부산 강서구(16.8명, 11.8명)가 발생률 1위였다. 질병관리본부가 지난 8월 낙동강·섬진강 등 기생충 감염 고위험지역 주민 4만명을 조사했더니 낙동강 인근 주민의 감염률이 7.4%(전체 평균 5.3%)로 가장 높았다.



◇위·대장·폐암 발생률-위험요인 비교연구 필요= 위암·대장암·폐암은 발생률이 높은 지역과 위험요인 간의 연관성이 과학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위암은 충북·경북·전북의 경계지역에서 높게 나타났다. 2009~2013년의 경우 남성은 충남 청양군, 여성은 경북 울진군의 발생률이 가장 높았다. 위험요인별 위암발생 기여위험도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이 76%, 흡연이 19%로 추정되지만 지역별 비교연구가 없어 상관관계를 확인할 수 없었다.

대장암은 대전을 포함한 충청권 내륙지역에서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현재흡연율, 고위험 음주율, 중등도 이상 신체활동 실천율, 비만율이 다른 지역과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았다. 충북의 경우 다른 지역에 비해 대장암 검진율(1위)이 높았다.

폐암은 2009~2013년의 경우 남자는 경북 군위군, 여성은 충북 보은군의 발생률이 높았지만 지역간 차이는 줄어드는 양상을 보였다. 현재 흡연율과의 뚜렷한 상관관계도 보이지 않았다.

◇갑상선·전립선·유방·대장암 ↑ 남성 간·폐·위암 ↓= 한편 전국 기준 암발생률은 암종에 따라 증감이 엇갈렸다.

갑상선암 발생률은 남성의 경우 1999~2003년 10만명당 2.9명에서 2009~2013년 24.3명으로 7.4배, 여성은 5.6배(16.7→110.6명) 늘었다. 같은 기간 남성 전립선암은 173%(9.7→26.5명), 여성 유방암은 76%(28.2→49.5명), 남성 대장암은 63%(31.1→50.8명), 여성 대장암은 46%(18.8→27.4명), 여성 폐암은 19%(12.9→15.4명) 증가했다. 반면 남성 간암은 19%(45.7→36.8명), 폐암은 8%(50.8→ 46.6명), 위암은 7%(67.9→63명)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