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그룹은 30년 넘게 백화점을 운영해온 유통명가의 역량을 결집해 강남지역의 대표 럭셔리 면세점을 선보이겠다는 포부다. 지난해 여름 1차 면세대전에서 고배를 마신 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1년여간 치밀하게 준비한데다 이번 심사에서 유일한 신규사업자인 점 등을 감안하면 그룹의 숙원인 면세점 특허권을 거머쥘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 특히 5년간 면세점 예상 영업이익의 20%인 500억원을 사회에 환원키로 하는 등 누구보다 면세점 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강남 삼성동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3개층(8~10층)에 1만4,005㎡(4,244평) 규모의 대형 럭셔리 면세점을 조성할 계획이다. 전체 매장 중 40% 이상을 국산품 매장으로 꾸며 국내 브랜드의 판로 확대를 지원하고, K뷰티·K패션·K푸드·K한류 등 4가지 테마의 ‘한류 체험 공간’을 만들기로 했다. 일반 건물보다 층고를 높이고 고객 동선도 기존 면세점보다 1.5배 이상 넓혀 쾌적한 쇼핑 환경을 제공할 계획이다. IT기술을 접목한 가상현실(VR) 피팅룸과 VR 메이크업 체험존도 설치한다. 현대면세점 측은 “중국 개별 관광객인 ‘싼커’와 내국인 공략을 위한 대형 명품 면세점을 만들어 강남 유통시대를 대비하겠다”고 말한다. 인근의 코엑스가 마이스(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 특구를 넘어 도심 재개발을 통해 강남 최대의 상권 및 교통요지로 부상하는 만큼 럭셔리 면세점을 통해 관광시장 확대 및 면세보국에 나서겠다는 각오다. 콘텐츠 확대 및 고급화 전략을 펼쳐 저가 단체 관광객 위주에서 구매력 높은 개별 관광객과 내국인의 쇼핑 명소로 거듭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현대면세점은 5년간 500억원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23일 밝혔다. 이동호 현대면세점 대표는 “향후 면세점 특허 취득 후 5년 누계 예상 영업이익의 20%인 500억원을 환원하겠다는 것”이라며 “만약 영업이익의 20%가 500억원에 미치지 못할 경우에는 부족분을 채워 500억원을 환원하겠다”고 말했다. 이 중 300억원은 강남지역 관광 인프라 개발 투자에, 나머지 200억원은 지역 문화 육성 및 소외계층 지원에 사용할 계획이다.
우선 코엑스 일대 등 강남 관광 발전을 위해선 강남구청, 한국무역협회와 협력해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정문 앞 광장에 한류스타를 주제로 1,000㎡(303평) 규모의 ‘강남돌 테마파크’를 조성하고, 대형 연예기획사 밀집 지역에 조성된 ‘한류스타거리’를 강남구청과 협의해 무역센터까지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또 헬리콥터 투어 및 전용 버스를 통한 나이트 시티 투어 등 강남 특화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도심 속의 전통문화와 K푸드를 체험하는 프로그램도 마련하기로 했다. 특히 외국인 대규모 유치를 위해 ‘한류 스타 수퍼 콘서트’도 연간 3~4차례 열 계획이다.
이 외 100억원은 강남구와 강남문화재단 등이 추진하는 문화사업, 강남구와 한국무역협회 등이 주관하는 문화 축제 등을 지원하는 데 사용하고, 또 다른 100억원은 지자체 등과 연계해 소외계층을 지원한다.
‘준비된 면세점’으로의 면모는 이 뿐만이 아니다. 현대면세점은 유동비율을 제외한 자기자본비율 65.7%, 이자보상배율 93.2배, 부채비율 52.3%로 서울 시내면세점 후보군 중 재무건전성이 가장 우수한 편이다. 또 무역센터점 외부 주차장을 개·보수하는 등 총 59대의 대형버스 전용 주차장을 마련했고, 400대 규모의 인근 탄천 주차장도 활용 가능하다. 또 루이비통그룹 브랜드를 공급하는 부루벨코리아와 ‘특허 취득 조건부 입점협약’을 맺었고, IT시스템업체인 도시바를 비롯해 보세화물관리 전문업체들과 잇따라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한편 인천공항 자유무역지역 내에 9,917㎡ (3,000평)규모의 보세물류창고도 확보했다.
현대면세점 관계자는 “30년간 명품 백화점을 운영한 노하우와 강남 터줏대감의 역량을 살려 명품 면세점 강남시대를 열겠다”며 “안정적인 투자 기반을 도울 풍부한 유보금과 체계적인 관리를 위한 시스템 전반도 갖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