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인도 지연 이어져…조선업계 엎친데 덮친격

대우조선 12억弗 해양플랜트 인도 미뤄져

삼성중공업도 FLNG 인도 2020년으로 연기

신규 선박 발주가 급감해 유례없는 보릿고개를 넘고 있는 조선업계가 기존에 수주해 놓은 대규모 해양플랜트마저 줄줄이 인도가 연기되는 상황에 처했다. 조(兆) 단위의 해양플랜트 인도 지연으로 조선사들이 당초 세웠던 자금 유입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미주 지역 시추업체인 애트우드 오셔닉은 최근 대우조선해양에 이동식 시추선(드릴십) 2척에 대한 인도 연기를 요청했다. 애트우드 오셔닉은 지난 2012년 9월과 이듬해 6월 대우조선해양과 드릴십 2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맺었다. 전체 계약 규모는 12억달러에 이른다.


이 회사는 당초 지난해와 올해 드릴십 2척을 각각 인도할 예정이었지만 지난해 대우조선해양에 인도 연기를 요청하면서 한 차례 인도가 지연됐다. 인도 연기 요청에 따라 원래 내년 9월과 오는 2018년 6월 인도할 예정이었는데 또다시 연기를 요청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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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트우드 오셔닉은 당초 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인도한 드릴십을 브라질 지역에서 진행되는 시추 프로젝트에 투입할 계획이었지만 국제 유가 회복 지연 등 현지 업체 사정으로 드릴십 투입 시기도 자연스레 미뤄졌다.

삼성중공업도 2014년 2월 말레이시아 페트로나스사(社)로부터 수주해 2018년 1월로 예정했던 부유식 LNG생산설비(FLNG) 인도 시점을 2020년 7월로 미뤘다. 국제 유가가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지 못한 채 지지부진하자 오일 메이저사들이 시추 설비 인도를 미루는 것이다.

발주처들이 연달아 해양플랜트 설비 인도를 미루면서 조선업계의 유동성 문제도 다시금 부각되고 있다. 특히 대우조선해양은 앙골라 국영 석유회사인 소난골의 드릴십 인도 지연으로 1조원가량의 유동성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전체 계약 금액 12억달러 중 8억달러는 이미 받았고 나머지 금액 일부에 대해서도 조기 대금 납입을 조건으로 인도 지연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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