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강성 보호무역론자' 로스, 美 상무장관 맡을듯

환란때 부실채권 투자로 한몫

한국경제 사정에도 밝아 주목

트럼프, 국무장관 인선은 장고



뉴욕 월가의 기업사냥꾼으로 유명한 억만장자 사모펀드 대표 월버 로스(78·사진)가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초대 상무장관 후보 지명을 눈앞에 두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스 대표는 강성 보호무역 성향을 가진데다 지난 1997년 말 외환위기 이후 국내 부실채권 투자로 한몫을 챙기는 등 한국 사정에도 정통해 주목받고 있다.

NYT는 이날 트럼프 당선인의 측근들을 인용해 로스 대표가 상무장관 후보로 사실상 내정됐다고 전했다. 대선 기간 트럼프의 경제자문역을 맡아 선거자금 모집에 앞장선 로스는 20일 트럼프 당선인의 ‘골프장 면접’을 거치면서 유력한 상무장관 후보로 거론됐다.


그는 ‘파산의 왕(king of bankruptcy)’으로 불릴 만큼 철강·석탄·섬유 등 경영위기에 처한 기업들을 인수했다가 구조조정 후 되팔아 큰 수익을 올리며 세계적 금융회사인 로스차일드 회장까지 올랐다. 선거기간 로스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을 비롯해 미국이 체결한 FTA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키우며 중국산 제품에 고율 관세 부과를 주장했다. 이 때문에 그가 상무장관에 취임할 경우 트럼프의 보호무역정책 전도사로 중국과 멕시코 등에 고율 관세 부과에 앞서 불공정무역 관행 조사를 주도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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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이 30억달러 안팎에 이르고 철강산업에 정통한 로스는 자신의 이름을 딴 사모펀드를 운용하며 19년 전 외환위기 때 국제통화기금(IMF) 등 해외 채권단과의 협상에서 우리 측을 자문해 정부 표창까지 받은 인연이 있다. 이후 한라그룹 구조조정과 매각에 관여하고 산업은행이 보유한 부실채권을 헐값에 사들여 상당한 수익을 남겼으며 2001년에는 현대투신 인수에 나섰다가 불발되기도 했다. 로스 대표는 현재 ‘재팬소사이어티’ 회장으로 9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만나기도 해 그가 한중일 등 아시아 상황에 밝은 것이 향후 미 무역정책에 어떤 식으로 영향을 줄지도 관심사다.

한편 트럼프 당선인은 차기 행정부의 꽃이자 미 외교안보 정책을 이끌어갈 국무장관 인선을 놓고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백악관에 군 출신 매파 안보보좌관이 내정돼 정책 균형과 통합형 인사 카드인 밋 롬니 2012년 공화당 대선후보가 신임 국무장관으로 기우는 듯했지만 측근들이 충성도와 대선 민심을 앞세워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을 강력히 지지해 낙점이 미뤄지고 있다. 막판 롬니가 탈락하고 줄리아니가 국무장관에 지명되면 트럼프 행정부 외교안보 라인은 강경파 일색으로 채워지게 된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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