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경영 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이 강만수(71) 전 산업은행장이 고교 동창 임우근(68) 회장의 한성기업과 산은 자회사 등으로부터 추가 뇌물을 수수한 정황을 포착했다.
28일 검찰과 은행권에 따르면 강 전 행장은 이명박 정부 초대 기획재정부 장관에 오른 2008년 한성기업 측으로부터 수도권 소재 골프장 회원권을 받아 10여년간 사용해왔다. 회원권은 한성기업 계열사 명의로 돼 있었으나 실제로는 강 전 행장이 전적으로 이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또 강 전 행장이 산업은행장으로 있던 지난 2011년부터 2013년까지 당시 거래처 등에 돌릴 명절용 선물로 한성기업 제품을 쓰도록 지시했다는 증언도 확보했다고 밝혔다.
공직에서 물러난 뒤 한성기업 고문 자격으로 해외여행비와 골프 비용, 사무실 운영비 등을 간접 지원받은 것 등을 합치면 강 전 행장이 한성기업 측으로부터 받은 금품은 1억5,000만원 상당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강 전 행장은 고교를 졸업하고 임 회장과 연락이 끊겼지만, 재무부 과장으로 근무하던 당시 임 회장 사업에 도움을 주며 친분을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따라서 두 사람의 관계가 단순한 동창 사이가 아니라 ‘스폰서’와 공직자 사이였던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이밖에도 검찰은 강 전 행장이 산업은행장으로 재직하면서 대우조선해양과 산은 자회사에서 수천만원을 받은 정황도 포착했다. 검찰은 지난 9월 21일 뇌물수수 등 혐의로 강 전 행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주요 범죄 혐의에 다툼의 여지가 있는 등 구속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기각한 바 있다.
지난 25일 강 전 행장을 재소환해 조사한 검찰은 추가 뇌물수수 혐의를 추가해 구속영장을 재청구할 방침이다.
/정승희인턴기자 jsh0408@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