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는 사이 한국 경제는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경기침체와 소득정체로 소비가 꽁꽁 얼어붙고 기업은 매출감소로 투자와 고용을 줄이고 있다. 게다가 외바퀴 성장으로 경제 버팀목을 해오던 부동산 경기도 최근 규제 강화로 이전과 같은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전망 역시 낙관적이지 않다. 당장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내년 한국경제 성장률을 3.0%에서 2.6%로 무려 0.4%포인트나 낮췄다. 이 뿐 아니다. 밖으로는 다음달 미국의 금리 인상과 보호무역주의 강화, 강(强)달러 등 추가 악재들이 도사리고 있고 안으로는 1,300조원에 달하는 거대한 가계부채가 언제 시한폭탄으로 돌변할지 알 수 없는 형국이다. 내년이 올해보다 훨씬 혹독한 시기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 상황이 계속된다면 국정은 물론 나라 전체가 위기상황으로 진입할지 모를 일이다. 1997년의 환란 같은 비극이 다시 현실로 나타나도록 내버려둘 수는 없다. 정치로 인해 내팽개쳐진 경제부터 시급히 챙겨야 한다. 경제 컨트롤타워 재정비는 이를 위한 첫걸음이다. 국회가 경제부총리 임명을 위한 원포인트 인사청문회라도 열어 현재의 유일호 체제를 그대로 끌고 나갈지 임종룡 후보자를 새 경제 사령탑으로 임명할지 결정해야 한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과 규제프리존특별법 등 경제활력 회복을 위한 법안들도 서둘러 처리해야 마땅하다. 정부만이 아니라 국회도 민생을 책임질 임무가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