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설립 102주년을 맞이한 유서 깊은 호텔인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이 체면을 크게 구겼다. 이달 초 한국에서 처음으로 발간된 미슐랭(미쉐린) 가이드북에서 별을 한 개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반면 신라호텔의 한식당 ‘라연’과 롯데호텔의 프렌치 레스토랑 ‘피에르 가니에르’ 등 경쟁사들은 모두 별을 획득했고 문을 연 지 1년밖에 되지 않은 서울 포시즌스 호텔의 중식당 ‘유유안’까지 별을 가져갔다.
28일 호텔 업계에 따르면 당초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이 유력한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후보로 거론됐으나 결국에는 별을 획득하지 못했다.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은 국내 최고의 스시 레스토랑으로 손꼽혀 온 ‘스시조’와 200종 이상의 와인을 구비한 현대식 프렌치 아메리칸 레스토랑 ‘나인스 게이트 그릴’, 이탈리안 비스트로 ‘베키아 에 누보’, 광동식 중식을 선보이는 ‘홍연’ 등 국내에서 많은 사랑을 받아온 레스토랑들을 보유하고 있어 이 가운데 하나쯤은 반드시 미슐랭 스타를 받을 것이라는 업계 관측이 높았다. 특히 스시조는 미슐랭 가이드 발간 소식이 들려올 때부터 강력한 스타 레스토랑 후보로 꼽혀왔다.
하지만 결과는 스시조와 홍연이 별이 아닌 일반 추천을 받는 데서 그쳤다. 올해 40주년을 맞은 더 플라자 호텔은 중식당 도원 역시 미슐랭 스타를 획득할 가능성이 높다고 기대했지만 아쉽게도 스타 레스토랑으로 선정되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미슐랭 가이드가 스타 레스토랑을 선정할 때 통상 해당 국가의 전통 음식 중심으로 평가하고, 요리의 독창성 부문에 높은 점수를 부여하다 보니 비록 음식이 훌륭하다고 하더라도 비교적 전형적인 요리를 선보인 레스토랑들이 별을 받지 못한 것 같다”며 “대형 레스토랑의 경우 음식 맛이 일관되기 어렵다고 보기 때문에 규모가 작은 음식점을 더 좋게 평가하는 편인 것 같다”고 풀이했다.
한편 올해 처음으로 발간된 미슐랭 가이드북 서울편에서는 총 24개의 레스토랑이 미슐랭의 별을 받았으며 이 가운데 광주요그룹이 한식 전파를 위해 운영하는 한식당 가온과 신라호텔이 2013년부터 운영해온 한식당 라연 두 곳이 최고 등급인 3스타 레스토랑의 영예를 안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