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계 황태자’ 차은택씨(47)가 검찰에서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59)과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56)을 비선 실세 최순실씨(60)에게 직접 추천했다고 진술했다.
29일 경향신문에 따르면,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차씨로부터 “최씨가 ‘장관이나 수석으로 좋은 분 없느냐. 추천 좀 해보라’고 해서 김종덕 장관과 김상률 수석을 추천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차씨는 장관과 수석 자리에 여러 인물들을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최씨가 차씨로부터 추천받은 김 전 장관과 김 전 수석 등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다시 추천해 인사가 단행됐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차씨는 2014년 8월부터 1년간 대통령 직속 문화융성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이후 그가 최씨에게 추천한 인사들 위주로 문화계 인사가 이뤄졌다. 2014년 8월 차씨의 대학원 스승이자 그가 조감독으로 일했던 광고제작사 ‘영상인’ 대표였던 김종덕 전 장관이 임명됐다. 같은 해 12월에는 차씨의 외삼촌인 김상률 전 수석과 차씨와 친분관계가 두터운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58)이 임명되기도 했다.
차씨와 최씨는 외교부 국장급인 미국 뉴욕 한국문화원장 인사에까지 개입했다. 차씨는 2014년 말 최씨로부터 박 대통령의 요청이라며 해외문화홍보원 산하 뉴욕문화원장을 추천해 달라는 제안을 받아 자신의 측근인 이동수씨를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가 추천됨에 따라 당시 뉴욕문화원장에 내정돼있던 A씨는 뉴욕에 살 집을 빌리고 송별회까지 한 뒤 출국하기 5일 전에 갑자기 경질 통보를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차씨가 뉴욕문화원장에 추천한 이씨는 신상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결국 임명되지 못했고, 뉴욕문화원장은 후임자를 찾지 못해 한동안 공석인 상태로 남았다. 이씨는 이후 박 대통령의 지원으로 KT의 광고담당 임원으로 영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승희인턴기자 jsh0408@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