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영기업 칭화홀딩스가 국내 제약·의약품위탁생산(CMO) 업체 바이넥스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올 들어 자회사인 칭화유니그룹을 중국 최대 반도체 국영기업인 우한신신(XMC)과 합병시킨 칭화홀딩스가 우리나라 바이오업체를 사실상 인수하면서 반도체에 이은 ‘바이오굴기’가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바이넥스는 29일 “칭화 측이 총 2,200억원 규모의 바이넥스 3자 배정 유상증자 물량 가운데 2,110억원어치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는 칭화홀딩스 산하 최대그룹인 칭화동방그룹에 속한 동방강태산업이 담당했다. 이에 따라 바이넥스 최대주주는 기존의 ‘바이넥스홀딩스 외 2인’에서 동방강태산업으로 변경될 예정이다.
바이넥스에 따르면 동방 측은 바이넥스 지분 약 29%를 갖게 된다. 유상증자 전인 9월 말 현재 바이넥스홀딩스와 특수관계인 지분이 11.06%라는 점을 감안하면 동방이 회사를 지배하게 된다. 다만, 바이넥스 경영진은 교체 없이 현체제를 유지한다.
칭화홀딩스는 칭화유니그룹과 칭화동방그룹이 대표적인 사업군이며 칭화유니는 반도체 사업 육성을 위해 최근 중국 최대 반도체 국영기업인 우한신신과 합병했다. 앞서 칭화유니는 미국의 반도체 회사 마이크론과 샌디스크 인수를 추진했지만 무산되기도 했다. 이런 칭화가 국내 바이오기업에 투자를 하면서 바이오사업 육성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CMO 사업이 주력인 바이넥스의 지난해 매출은 711억원 수준이지만 이 분야 노하우를 배우겠다는 의도다.
바이넥스 입장에서도 칭화와의 제휴는 매출확대와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발판이 될 전망이다. 동방강태산업그룹이 최대주주이기 때문에 칭화홀딩스와 긴밀한 협조가 가능한데다 칭화대학교가 개발 중인 바이오신약 파이프라인의 글로벌 상용화 권리확보 및 중국 내 고객확대가 가능해졌다. 일차적으로 중국 시장 진출을 시작으로 중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시장공략을 동방강태산업과 함께 한다는 게 바이넥스 측의 구상이다. 실제 바이넥스는 동방강태산업그룹과 함께 글로벌 헬스케이 시장 진출을 위한 밑그림을 완성하고 사업개시를 위한 준비단계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넥스의 관계자는 “칭화 측이 바이넥스와 함께 글로벌 바이오사업을 전개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갖고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며 “바이넥스 입장에서도 중국 시장을 발판으로 글로벌헬스케어 사업확장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약·바이오가 규제산업이다보니 국내 기업의 중국 진출은 어려운 점이 많았다”며 “칭화와의 협력관계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중국 진출이 가능해졌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