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회사 측의 주주가치 제고 방안 발표 이후 좁은 구간에서 등락을 반복하다 전날 대비 보합인 167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물산 역시 ‘지주사 전환 검토’라는 호재성 발표에도 불구하고 8.63%나 떨어진 12만7,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삼성물산 주가가 13만원대 밑으로 내려온 것은 지난 7월11일(12만9,500원) 이후 4개월여 만이다.
두 회사의 주가 움직임에 대해 증권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지배구조 개편 언급과 주주가치 제고 방안이 최근 높아진 시장 기대치를 만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이날 주주정책에서 삼성전자의 인적분할과 관련한 가이드라인을 기대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의 서한 공개 이후 주주정책에 대한 기대감에 외국인이 사들이며 지난 15일 153만9,000원에서 보름 새 9% 가까이 올랐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발표 내용에는 구체적인 지배구조 개편 계획이 담겨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삼성그룹 지배구조 최대 수혜주로 지목됐던 삼성물산의 충격은 더욱 컸다. ‘삼성전자 지주사와 삼성물산 합병을 검토할 계획이 없다’는 소식에 삼성물산의 투자 매력이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지분율이 0.5%에 불과한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전자 인적분할 후 지주회사를 상대적으로 지분율이 높은 삼성물산과 합병해 그룹 지배력을 높일 것으로 예측해왔다. 더욱이 삼성이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 외부 전문가 자문에 최소 6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삼성물산 주가를 끌어내렸다.
/서민우·박준호기자 ingagh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