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경제 외면' 차이잉원 지지율 곤두박질

"정치공세만 전념" 비난 여론

대만 총통 지지율 26%로 뚝

차이잉원 대만 총통의 지지율이 걷잡을 수 없이 추락하고 있다. 대선공약인 경제정책은 없고 취임 이후 불필요한 대내외 정치공세에만 전념한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대만 보도전문 방송 TVBS가 조사한 11월 차이 총통 지지율은 26%로 집계됐다. 취임 후 한 달째인 지난 6월 47%였던 지지율이 취임 100일째인 8월 39%로 떨어진 데 이어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통신은 선거 당시 공약인 경제개혁이 지지부진한 것이 지지율 하락의 이유라고 분석했다.



대선 기간 차이 총통은 국민당 집권 마지막 해인 지난해 대만의 경제성장률이 1%에 미치지 못했고 빈부격차는 커지고 있다며 경제개혁을 공약했다. 하지만 집권 후 6개월이 되도록 임금 인상을 위한 뚜렷한 정책이 제시되지 않았으며 총 1억3,200만달러(약 1,540억원)를 들여 만든 동남아경협펀드 역시 투자계획도 마련하지 못한 상황이다. 심지어 민진당이 과반을 확보한 입법원(국회)에서 공약을 뒤집고 휴일을 축소하는 노동법 개정을 추진하자 ‘속았다’는 국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여론조사기관인 대만민의재단의 마이클 유 회장은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차이 총통의 말을 수용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차이 총통 집권 이후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도 악화하고 있다. 중국은 대만 정권교체 후 92공식(1992년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각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합의) 수용을 줄기차게 요구해왔지만 차이 총통은 답을 피하고 있다. 지난달 중국인 관광객 수가 5월 대비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지면서 중국과의 불화로 경제 타격이 올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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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인 국민당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면서 국내 정치 불안도 커지고 있다. 대만 정부는 25일 총 자산규모가 380억대만달러(약 1조3,930억원)에 달하는 국민당 연계 투자기업 두 곳을 국유화하겠다고 밝히는 등 국민당 자산 몰수를 추진하고 있다. 국민당 내에서는 “스스로를 보호하려면 쿵푸라도 배워야 할 것 같다”며 노골적인 불만을 표하는 등 이미 여야 관계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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