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朴 3차 대국민담화 이후] 침묵하는 김무성...이유는. 탄핵과 개헌 사이에서 고민중?

쏟아지는 질문에 묵묵부답…비상시국회의도 불참

'개헌과는 별개로 탄핵 고수' 기존 입장 불변 불구

'朴대통령 퇴진 채근' 전면나서기에는 껄끄러운 듯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지난 29일 오후 당내 비주류 모임인 비상시국회의 소속 의원들과 박근혜 대통령의 3차 대국민담화 관련 긴급대책회의를 마친 뒤 의총장으로 향하고 있다. 김 전 대표는 29일 박근혜 대통령의 3차 대국민담화 이후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연합뉴스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지난 29일 오후 당내 비주류 모임인 비상시국회의 소속 의원들과 박근혜 대통령의 3차 대국민담화 관련 긴급대책회의를 마친 뒤 의총장으로 향하고 있다. 김 전 대표는 29일 박근혜 대통령의 3차 대국민담화 이후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앞장서 주장해온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29일 박 대통령의 3차 대국민담화 이후 말을 아끼며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여당 지도부가 “오는 12월9일 탄핵안 처리시 가결될 확률이 낮다”며 압박하는 상황에서 비주류의 동요를 막기 위해서도 탄핵을 주도해왔던 김 전 대표가 공개적으로 맞받아칠 만한데도 침묵하고 있는 것이다.

30일에는 자신이 공동대표인 비주류 중심의 비상시국위원회 회의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전날 의원총회에도 참석했지만 기자들의 쏟아지는 질문에 묵묵부답이었다. 박 대통령이 사실상 ‘조기 퇴진’을 내용으로 하는 담화를 발표한 지난 29일에도 김 전 대표는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한 비주류 의원은 “우리도 김 전 대표의 침묵이 답답하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일부에서는 비상시국위가 대통령담화 직후 조기 퇴진 로드맵 마련을 위한 여야 간 협상을 요구한 만큼 결과를 기다리기 위해 침묵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비주류인 정병국 의원은 이날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여야 협상을 지켜본 뒤 9일까지 합의가 안 되면 탄핵으로 가는 것은 기정사실”이라며 “김 전 대표도 같은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탄핵 결행일이 2일에서 9일로 잠시 늦춰졌을 뿐 탄핵은 개헌과는 별개로 진행될 수밖에 없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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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탄핵 가결에 대한 자신감이 붙어 목소리를 죽이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비주류 측이 “탄핵 가결에 어려움이 없게 정족수를 확보한 상태”라며 9일 탄핵 표결을 거듭 확인하는 상황에서 굳이 나서서 목소리를 높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김 전 대표가 나서서 목소리를 키울 경우 반대로 ‘가결이 어려운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수 있다는 점이 감안됐다는 분석이다. 대통령이 임기 단축까지 직접 언급한 마당에 퇴진을 채근하는 모양새로 비치는 데 대한 심적 부담이 탄핵 압박을 주저하게 만들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지지층과 등을 돌리지 않기 위해서도 직접 나서는 것보다 시국회의 등을 통해 간접 전달하는 게 유리하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김 전 대표가 당내 친박이 반발하는 탄핵보다 주류·비주류가 모두 선호하는 임기단축 개헌으로 방향 전환을 모색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일단 9일까지 여야 협상을 지켜봐야 하는 시간적 여유는 있는 상황이어서 막판까지 고심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다. 하지만 이 경우 비주류의 정치적 생명을 담보할 수 없는 위험성이 있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지적이다. 서양호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소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여당 비주류가 탄핵에 동참하지 않으면 정치적인 재기가 어려울 것”이라며 “광화문의 촛불 민심이 여의도로 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 상황이 발언하기 부적절하다는 내부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지금은 누가 어떤 얘기를 해도 정치적 행보로 오해하고 사심이 있다고 받아들이는 분위기”라며 “생각이 있어도 나서서 직접 발언하기는 굉장히 어려울 것”이라고 김 전 대표의 침묵을 두둔했다. 실제 김 전 대표는 자신이 여권 대선주자라는 타이틀 때문에 개헌 주장 등의 진정성을 의심 받자 대선 불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일각에서는 김 전 대표가 모종의 결단을 준비하고 있는데 측근 의원들이 마음을 정하지 못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는 전언도 있다.

김홍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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