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세무 및 소방당국 등을 앞세워 롯데 현지 계열사에 들이닥친 것으로 알려진 1일 롯데그룹 내부에서는 “올 것이 왔다”는 탄식이 터져 나왔다.
재계에서는 “중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 측에 어떤 식으로든 보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었다.
특히 이번 중국 정부의 압박이 세무조사는 물론 소방당국까지 동원해 사업장 전반을 샅샅이 훑는 ‘저인망식’ 조사로 확인돼 롯데의 중국 사업이 막대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롯데의 한 관계자는 “중국 정부의 세무조사가 언론에 알려진 것처럼 보복성인지 아니면 정기조사인지 등을 파악하고 있다”고 이날 밝혔다.
현재 롯데는 백화점·면세점 등 유통업을 중심으로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특히 면세점에 대한 직접적 타격이 우려된다. 롯데면세점은 올해 상반기 전체 매출의 78%를 중국 관광객 구매로 채울 만큼 중국 의존도가 크다. 중국 정부가 롯데면세점 방문 제한 등의 조치를 내릴 경우 막대한 피해가 예상되는 구조다. 롯데는 올 상반기에 이미 잠실 롯데월드면세점을 폐장했고 오는 12월 3차 시내면세점 선정 여부도 불투명해 자칫 면세점 1위 자리에서 밀려날 가능성도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이 이번 조사를 계기로 반(反)롯데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백화점도 실질적인 타격이 예상된다. 롯데백화점은 최근 중국 중신그룹과 손잡고 상하이 지역 쇼핑몰 사업에 뛰어들었다. 중신그룹의 쇼핑몰 4곳을 롯데백화점이 대행 운영하는 형태다. 롯데는 현지에서 대규모 적자를 내면서 이후 간접운영 방식의 중국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건 이후 우회진출로마저 막힐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롯데백화점은 톈진(2개 점)과 선양·웨이하이·청두에서 5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으며 롯데마트는 현지 마크로와 타임스 점포 70여곳을 인수해 점포 수 100개가 넘는 유통강자로 자리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