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정책

진웅섭 “눈앞의 이익 쫓다 위험에 빠지는 ‘당랑박선’ 경계해야”

■증권사 CEO 간담회서 리스크 관리 필요성 역설

증권사 자산 절반의 187조 채권 손실위험 노출

각종 수수료 체계 합당한 지 현장 점검 나설 것





진웅섭(사진) 금융감독원장이 2일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나 눈앞의 이익을 쫓다가 도리어 큰 위험에 빠지게 되는 ‘당랑박선(螳螂搏蟬)’에 빗대어 선제적 리스크 관리에 나서줄 것을 주문했다. 미국 대선 이후 금리와 환율이 요동치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금융위기로 번질 수 있는 리스크 요인을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진 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증권사 CEO 간담회에서 국내 증권업계의 핵심 리스크 요인으로 금리 상승에 따른 보유채권 손실위험,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우발채무 현실화, 주가연계증권(ELS) 쏠림현상 등을 지적했다.


그는 “9월 말 기준 증권사 총자산(392조원)의 절반에 가까운 187조원의 채권 보유액이 금리상승에 따른 손실위험에 노출돼있다”며 “채무보증금액 중 부동산 관련 금액은 전체의 67%인 15조6,000억원으로 부동산 경기가 악화되면 우발채무의 현실화 우려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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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 원장은 “예기치 못한 상황에 대비해 각자 헤지 포지션 조정 등을 통해 선제적인 위험관리를 해 둘 필요가 있다”며 “금감원도 금융사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 방법을 정교화함으로써 위험요인을 적시에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증권사의 수수료 체계가 합리적인 기준에 따라 산정되고 있는지 현장점검에 나서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그는 “저금리 기조로 수익률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연금으로 생활하는 고령의 투자자들이 느끼는 금융상품 수수료 부담에 대한 체감도는 매우 높은 게 현실”이라며 현장 실태 점검을 통해 수수료 구조의 타당성을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장자의 ‘신목’편에 나오는 당랑박선을 예로 들며 증권사 경영진이 솔선수범해서 리스크 관리 실태를 재점검해줄 것을 재차 요청했다. 당랑박선은 사마귀가 매미를 잡는데 정신이 팔려 정작 자신은 까치의 먹이가 되는 줄도 모른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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