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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커튼콜' 애드립 장인 박철민, 간담회 도중 눈물 흘린 사연은? "악역을 하는게 오히려 신났죠"

언제나 웃음만 가득할 것 같았던 배우 박철민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쉭쉭, 이것은 입에서 나는 소리가 아니여”라고 쉴 새 없이 떠들던 배우 박철민의 입에도 어느새 묵직한 침묵이 자리잡았다. 영화 ‘커튼콜’ 언론시사회를 마친 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의 일이었다.

2일 오후 2시 서울 CGV 왕십리에서는 류훈 감독과 장현성, 박철민, 유지수, 채서진 등 주요 출연진들이 참석한 가운데 영화 ‘커튼콜’의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배우 박철민이 영화 ‘커튼콜’ 언론시사회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사진=오훈 기자배우 박철민이 영화 ‘커튼콜’ 언론시사회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사진=오훈 기자




박철민은 영화 ‘커튼콜’에서 애드립 장인으로 불리던 개그맨 출신으로 지금은 민기(장현성 분)가 연출하는 삼류 에로연극의 프로듀서를 하고 있는 ‘철구’를 연기한다. 그리고 박철민은 영화 ‘목포는 항구다’에서 유행시킨 “쉭쉭, 이것은 입에서 나는 소리가 아니여”라는 유행어를 영화 속 ‘철구’의 유행어로 가져오며 ‘철구’가 박철민이고, 박철민이 ‘철구’인 동질감을 만들어낸다.


박철민은 영화 ‘목포는 항구다’의 대사를 가져온 것에 대해 “원래는 개그맨 출신이라는 설정이다보니 ‘워키토키 뿅’처럼 영화를 위해 만든 유행어가 있었는데, 촬영 이틀 전 류훈 감독이 실제 제가 영화에서 연기했던 대사로 가자고 부탁했다”며, “처음 제안을 받고 망설였지만, 관객들에게 익숙한 실제 제 유행어를 ‘철구’의 유행어로 사용한다면 관객들이 ‘철구’라는 캐릭터에도 좀 더 몰입을 쉽게 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사용한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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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박철민에게 ‘커튼콜’은 오히려 박철민이라는 배우 자신의 아픈 속내를 파고드는 영화이기도 했다. 박철민은 그동안 자신이 보여준 연기에 대해 “까불대는 감초 역할을 주로 하다보니 식상하기도 하고, 전형적인 역할에 지친다는 관객들도 많이 봤는데, 이제는 나도 좀 다른 역할을 연기해보고 싶다”고 말하던 도중 마이크를 놓고 쏟아지는 눈물을 꾹 참기도 했다.

박철민이 최근 영화 ‘약장수’와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 연이어 악역 캐릭터에 도전한 것도 바로 이런 이유였다. 눈물로 인해 말을 쉬이 잇지 못하던 박철민은 잠시 후 “그런 제 모습에 힘든 시간들이 있었고, 그래서 진지한 역할이나 악역도 연기해보고 싶었다”며,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도 악역을 연기하며 나한테도 이런 모습, 악의 눈빛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며 오히려 신나고 행복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영화 ‘커튼콜’은 삼류 에로극단이 셰익스피어의 ‘햄릿’에 도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오는 12월 8일에 개봉한다.

원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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