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글로벌마켓 인사이드]10년 만에 고점 넘어선 美 집값 ...주택시장 달아오른다

10월 주택매매 건수 9년8개월 만에 최고

착공실적도 25% 늘어

금리 인상 앞뒀지만 여전히 매력적 수준

일자리·소비심리 개선으로 당분간 열기 지속될듯



미 주택가격이 10년 만에 고점을 넘어서며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다음 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크지만, 달아오른 부동산 시장의 열기는 쉽게 꺾이지 않을 전망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에 따르면 지난 9월 S&P·케이스실러 전국주택가격지수는 184.80을 기록해 지난 2006년 7월에 기록했던 고점을 10년 만에 넘어섰다. 미 부동산중개인협회(NAR)이 발표한 10월 기존 주택매매 건수도 560만건(연간 환산 기준)을 기록해 9년 8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지난 10월 주택착공실적도 전월대비 25.5% 증가한 132만 채(계절조정치)를 기록해 증가율로는 1982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주택착공의 선행지표 격인 착공허가 건수도 전월대비 0.3% 늘어 신규주택 공급 증가세는 당분간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부동산 시장은 지난 2008년 모기지담보증권(MBS) 불완전판매가 촉발한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뒤 차갑게 얼어붙으며 2012년 주택가격이 고점 대비 27%나 떨어졌다. 하지만 이후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다 올 하반기 들어 본격적인 상승 장세를 보였다.

부동산시장 전문가들은 미 주택가격 상승세가 당분간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일단 역사적 기준으로 볼 때 금리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비록 미국 주택담보대출은행협회(MBA)가 집계한 11월 18일 기준 30년 만기 모기지 금리는 4.16%를 기록해 올 1월 이후 처음으로 4% 벽을 돌파했지만, 2012년·2013년·2016년을 제외하고는 최근 20년 동안 모기지 금리는 4%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었다.


또한 일자리 증가·임금 상승·소비자 심리 개선 등 경기 여건이 개선될 경우 주택 가격은 금리에 그리 민감하지 않다는 특징이 있다. 존번스 부동산컨설팅의 연구에 따르면 과거 40년 중 모기지 금리가 1%포인트 이상 상승한 시점 10곳을 조사한 결과 주택 가격은 금리 상승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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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첫 주택 구입자 비율이 증가세를 보이는 것도 주택 가격에는 호재다. NAR이 운영하는 웹사이트 리얼터닷컴은 지난 10월 33%로 4년 만에 최고 수준에 근접한 생애 첫 주택구입자 비율이 내년에는 52%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를 바탕으로 미 자가주택보유율도 올해 역사상 최저점(62.9%)을 찍고 내년 63.5%로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생애 첫 주택구매는 기존 집주인들은 집을 팔고 다른 주택을 사는 선순환을 만들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을 키우는 견인차 역할을 담당한다. 하지만 높은 실업률과 까다롭게 변한 은행들의 대출 심사 등으로 그동안 부진을 면치 못했다.

다만 단기적으로 봤을 때 치솟는 시장 금리는 주택 구매자들의 의사 결정을 주춤하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는 있다. MBA에 따르면 11월 넷째 주 주택융자신청건수가 전주대비 9.4%(계절조정치)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시장금리가 들썩거릴 조짐이 보이자 치솟던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금리 인상이 본격화되면서 한풀 꺾인 것으로 보인다.

마이클 파라탄토니 미 MBA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시장 금리가 지난해 7월 이래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주택융자신청건수가 1월 이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생애 첫 주택구매자들과 소형 저가주택 구매자들이 시장에서 한발 물러서 관망세로 돌아선 탓”이라고 분석했다.

연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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