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해외증시

AB운용 "트럼프 이펙트 내년 6월부터 나타날 것"

법인세 인하·공공지출 확대로

경제 성장·증시 상승 기대

"4%대 성장률 실현 어렵다"

슈로더운용은 신중론 펼쳐

데이비드 웡 AB자산운용 주식부문 선임 포트폴리오매니저데이비드 웡 AB자산운용 주식부문 선임 포트폴리오매니저


전 세계 투자자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선 당선인의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는 가운데 외국계 운용사들이 ‘트럼프 이펙트’에 대한 엇갈리는 전망을 내놓았다. 미국계인 AB자산운용은 내년 6월부터 트럼프 효과로 미국 증시의 본격적인 상승세를 예상한 반면 영국에 근거지를 둔 슈로더자산운용은 신중론을 펼쳤다.

데이비드 웡 AB자산운용 주식부문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5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시장 전망 간담회에서 “미국인으로서 트럼프 당선이 실망스러웠지만 미국 증시에는 호재”라고 운을 뗐다. 트럼프 정부의 세금 인하와 공공부문 지출 확대로 경제 성장과 증시 상승이 기대된다는 이야기다.

웡 매니저는 “특히 세금을 깎아주면 미국 기업들이 해외에 묶어둔 돈 2조달러(약 2,349조원)를 자국으로 송금할 것”이라며 “이들 기업이 자사주 매입 등에 나서면 자연스럽게 민간 부문의 양적완화가 이뤄지는 셈”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현재 30%대인 법인세율을 15%로 낮춘다는 요지의 공약을 취임 100일 내에 실천할 계획이라고 밝혀왔다.


웡 매니저는 “이에 따른 긍정적인 효과가 내년 6월부터 미국 증시에서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법인세 인하를 통한 기업 이익 증대 효과, 인프라를 중심으로 한 레이건식의 공공부문 지출 확대도 긍정적인 전망의 근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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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같은 날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시장 전망 간담회를 연 슈로더투자신탁운용은 다소 우려 섞인 전망을 내놓았다. 트럼프가 4%대 경제성장률과 2,500만개의 신규 일자리 창출을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다.

키이스 웨이드 슈로더그룹 수석 이코노미스트키이스 웨이드 슈로더그룹 수석 이코노미스트


키이스 웨이드 슈로더투신운용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이 4%대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던 건 지난 1990년대 말이 마지막으로 지금은 그럴 만한 캐파(CAPA)가 있지 않으며 실업률도 4.6%대까지 떨어져 있는 상황”이라며 “현실성이 떨어지는 목표를 달성하려고 액셀을 밟으면 오히려 인플레이션을 촉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슈로더운용은 이 같은 인플레 촉발로 인해 미국의 기준금리가 오는 2018년 2.25%까지 인상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데이비드 웡 매니저와 유재흥 AB자산운용 채권부문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미국 하이일드채권·모기지채권, 브라질채권, 미국 기술주·헬스케어주 등을 내년 주목해야 할 자산으로 꼽았다. 하이일드채권은 역사적으로 금리 인상기에 더 좋은 성과를 낸 사례가 있다는 설명이다.

두 운용사는 신흥국에 대해서는 대체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슈로더운용은 신흥국들의 구매관리자지수(PMI) 개선을 근거로 지난 1년간 신흥국 주식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AB운용 역시 개별 신흥국마다 정치·경제 상황이 다르기는 하지만 전반적인 펀더멘털이 개선되는 추세라는 진단을 내렸다.

유주희·김연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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