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돌아온 '골프황제' 우려 말끔히 씻다

히어로 월드챌린지 최종

15개월만의 복귀전 15위로 마감

버디 25개로 1위…경쟁력 입증

부드러워진 스윙에 허리통증 없어

18언더 앞세운 마쓰야마 우승

타이거 우즈가 5일 히어로 월드챌린지 최종 라운드 경기 중 18번홀 그린으로 걸어가고 있다.    /나소=AFP연합뉴스타이거 우즈가 5일 히어로 월드챌린지 최종 라운드 경기 중 18번홀 그린으로 걸어가고 있다. /나소=AFP연합뉴스




18명 중 15위, 버디 수는 24개로 1위.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41·미국)가 466일 만의 복귀전에서 거둔 성적표다. 순위로는 절반의 성공으로 비칠 수 있지만 불확실성을 걷어냈다는 점에서 수확이 큰 일주일이었다.

우즈는 5일(한국시간) 바하마 나소의 올버니 골프클럽(파72·7,302야드)에서 열린 히어로 월드챌린지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3개, 더블보기 3개로 4타를 잃어 하위권으로 밀렸다. 최종합계는 4언더파 284타(73-65-70-76). 우승은 18언더파를 친 마쓰야마 히데키(일본)가 차지했다.


마지막 날 부진에도 우즈의 표정은 밝았다. 그는 경기 후 “여기까지 돌아온 것은 생애 어떤 경험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라며 “허리 통증은 정말 힘든 문제였고 사실 움직일 수 없는 끔찍한 시간도 있었다”고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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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말 만 41세가 되는 우즈의 재기를 낙관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이번 대회 직전에는 한 글로벌 베팅업체가 우즈가 2017시즌에 우승할 확률보다 2017년 내에 은퇴할 가능성이 높다는 도박사들의 예측을 공개하기도 했다. 기권만 하지 않아도 큰 진척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2015년 8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윈덤 챔피언십 이후 15개월여 만에 공식 경기에 나선 우즈는 기대 이상의 경기력을 보여줬다. 1라운드에서는 초반 8개 홀에서 버디만 4개를 잡아냈고 특히 2라운드에서는 보기 없이 버디만 7개를 쓸어담는 위용을 과시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나흘간 24개의 버디를 잡아낸 버디 사냥 능력. 이는 출전자 중 최다로 우승을 차지한 마쓰야마의 23개보다 1개가 많은 것이다. 더블보기도 6개로 가장 많았지만 무뎌진 실전 감각이 살아나면 극복할 수 있는 부분이다. 나흘간 페어웨이 안착률은 53.8%, 그린 적중률은 65.3%, 평균 퍼트 수는 26.5개였다.

전문가와 선수들의 평가도 긍정적이다.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ESPN은 “돌아온 우즈가 경쟁력을 입증했다”고 평가했다. 미국 골프매거진 웹사이트인 골프닷컴은 “우즈가 이번 대회로 자신감을 가질 만하지만 위대한 도전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썼다. 위대한 도전은 미국 PGA 투어 최다승과 메이저대회 우승 기록을 가리킨다. 우즈는 통산 승과 메이저 14승으로 각각 샘 스니드(82승)와 잭 니클라우스(18승)를 추격하고 있다. 우즈의 전 코치인 숀 폴리는 “스윙을 할 때 하체와 골반이 제한되지 않고 보다 자유롭게 움직이는 모습이 좋아졌다”고 분석했다. 세계랭킹 1위에 올랐던 조던 스피스(미국)는 “우즈의 플레이는 대단했다. 조금 녹슬지 않았다면 이번주에 당장 우승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칭찬했다. 우즈의 캐디 조 라카바는 “우즈를 1년 내내 플레이한 다른 선수들과 비교할 수 없다”면서 “이번주 내 목표는 걸어서 경기를 마치는 것이었는데 우즈는 경기를 잘 해냈다”고 말했다.

우즈의 복귀에 다소 가렸지만 마쓰야마의 파죽지세도 빛났다. 그는 10월 일본 오픈과 월드골프챔피언십(WGC) HSBC 챔피언스, 지난달 일본 투어 다이헤이요 마스터스에 이어 이번 대회까지 최근 출전한 5개 대회에서 4개의 우승컵을 수집했다. 우승상금은 100만달러(약 11억7,000만원). 헨리크 스텐손(스웨덴)이 4타를 줄이며 1타를 잃은 마쓰야마를 추격했으나 2타 차 2위(16언더파)에 만족해야 했다. 더스틴 존슨과 리키 파울러, 맷 쿠처(이상 미국)가 공동 3위(13언더파)로 대회를 마쳤다.

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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