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는 ‘앞장서서 전체를 이끄는 사람’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갖는다. 기업의 리더는 남이 걷지 않은 길을 찾아 나서는 패스 파인더(Path finder)로서 많은 이들이 새로운 길에 발을 내딛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임무를 지닌 셈이다. 기업 내 구성원의 변화와 혁신을 위한 동기 부여 방법으로 당근과 채찍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 두 가지 방법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당근과 채찍은 겉으로는 변화를 줄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이겠지만, 이는 조직원들을 계산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당근과 채찍이 변화의 고통을 충분히 보상해 주지 않는다고 느끼면, 조직원들은 차라리 변화하지 않는 쪽을 택하기 쉽다. 그래서 성공하는 리더는 당근과 채찍보다 ‘가치’를 활용하곤 한다. 사람은 자신이 믿는 가치를 추구할 때는 자발적으로 나선다. 이것이 진정한 동기 부여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사마천의 사기(史記)에 따르면 이런 구절이 있다. ‘사위지기자사(士爲知己者死)’, 선비는 자신의 인격을 알고 존중해주는 사람을 위해 목숨까지 바친다는 뜻이다. 따라서 리더는 모름지기 구성원 개개인의 가치를 인정해주고 믿음을 주어야 변화와 혁신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기업의 리더가 마땅히 갖춰야 할 마음자세나 행동 수칙은 이미 많은 책에서도 소개됐고, 쉽게 접할 수 있는 내용이 많다. 리더 모두가 방법을 몰라 진정한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리더는 어느 상황이 닥쳐도 흔들리지 않는 단호하고 객관적 입장을 견지해야 한다. 필자도 30여년 기업에 몸담는 동안 팀의 구성원으로 시작해 중간 관리자의 자리를 거쳐 조직의 리더 위치에까지 올랐다. 그 동안 여러 상관들을 모시고 지켜보면서 다양한 유형의 리더를 경험했다. 그 중 가장 좋은 유형은 덕장(德將)이라고 생각한다. 덕장들의 특징을 크게 네 가지로 추릴 수 있다. 첫 번째, 그들은 경청한다. 말하기 전에 깊이 듣고, 나와 다른 의견을 수용한다. 두 번째, 조직원의 차이를 인정한다. 개개인의 가진 가치를 발견해 키운다. 세 번째, 단점이 아닌 장점을 먼저 본다. 흠 없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 그럼에도 덕장은 장점을 찾아 개발한다. 마지막으로 권위를 내려두고 조직의 분위기를 위해 재미 요소를 부여한다. 농담 한마디가 얼어붙은 회의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반전시킬 수 있다. 필자가 경험한 모든 덕장들은 이러한 네 가지 특징들을 지니고 있었다. 필자도 부단히 노력 중이다. 물론 급변하는 상황 속에서 정도를 지키고 항상 객관적인 시선에서 네 가지 덕목을 따르기가 쉽지만은 않다. 하지만 리더는 조직을 이끌어가는 구심점이다. 리더가 흔들리면 조직은 와해된다. 리더가 개성이 다른 조직 구성원을 동등한 시선에서 바라보고 그들의 가치를 발견할 때, 조직을 이끌어가는 ‘동기’는 위에서 누군가가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원 스스로에 의해 ‘내재화’되는 것임을, 이는 변화와 혁신을 위한 기틀이 될 것이라 믿는다. 리더십의 참 의미를 다시금 새겨보는 기회를 통해 기업의 리더들이 새해에는 큰 의미 속에서 더욱 힘차게 달려보기를 함께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