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북권 최초의 복합쇼핑몰 ‘롯데몰 은평’이 그랜드 오픈하면서 서울·경기 서북권 일대의 치열한 유통 전쟁이 본격화했다. 인구 50만명에 달하는 은평구 상권을 독점해오던 전국 이마트 1위 은평점의 매출 타격이 불가피해진 가운데 신세계측은 기존 이마트 은평점 충성고객 잡기와 내년 스타필드 고양 오픈으로 맞불을 놓는다는 전략이다.
8일 방문한 ‘롯데몰 은평’은 서북권 최대 규모·최고 수준의 복합 엔터테인먼트 시설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았다. 서울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과 직접 연결된 교통 접근성을 기본으로, 대형 패션 매장, 영화관, 마트, 식당가 등이 한데 모여 있어 주말 하루를 보내기에 충분해 보였다.
특히 가족 단위 고객을 배려한 놀거리·먹거리·즐길거리가 가득했다. 6,600㎡(2,000평) 규모로 조성된 ‘롯데월드 키즈파크’는 11개의 놀이시설과 함께 바닷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해 부모들이 마음 편히 아이들을 뛰어놀게 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단일 층 기준으로 서울 시내 최대 규모로 조성된 식당가에서는 씨푸드뷔페 ‘바이킹스마켓’, 홍대 맛집을 한데 모은 ‘홍스트리트’, 디저트 편집숍 ‘디저트고!!’등을 만나볼 수 있다.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랠 수 있는 마사지숍, 스파, 헤어 및 네일숍 등도 눈에 띄었다.
자동차로 20분 내외에 위치한 이마트 은평점은 전체 규모와 놀거리·식당가 등에서 롯데몰 은평과는 차이가 났다. 하지만 9층 규모의 이마트 은평점에는 마트 본연의 기능에 충실한 코너들이 알차 기존 충성 고객의 이탈이 쉽지는 않을 듯했다. 은평구 거주자인 이모(44)씨는 “박석고개를 기준으로 은평구 생활권이 남북으로 나뉘는데 이마트 은평점이 아무래도 익숙하고 쇼핑몰은 복잡해서 싫다”며 “어린 아이들이 많은 가족들은 쇼핑몰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서대문구 홍은동 거주자 김모(32)씨는 “이마트 은평점에서 주로 장을 봤는데 주말에 아이들과 함께하기엔 롯데몰 은평이 좋아 보인다”고 평했다.
롯데몰 은평의 등장에 대해 신세계측은 당장 이마트 은평점에서 이를 겨냥한 특별한 마케팅은 없다면서도 내년 개장할 스타필드 고양에 기대감을 비쳤다. 스타필드 고양은 연면적 36만4,400㎡ 규모로, 롯데몰 은평(16만㎡)의 두 배에 달하는 데다 차별화된 콘텐츠가 많아 서울·경기 서북권 상권의 블랙홀이 될 것이라는 자신감이다.
이외에도 내년에 서울·경기 서북권에는 이케아 고양점, 고양 롯데프리미엄 아웃렛, 일산 이마트타운 증축 등의 이슈가 잇따를 예정이어서 상권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