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같은 극심한 혼란기에도 누군가는 우리의 미래를 위하여 이러한 생각을 해야겠기에...
우리는 자동차의 비약적 진화를 목전에 두고 있다. 중국 정부는 대기 오염과의 전쟁에 돌입하면서 2030년까지 수소차를 100만대 보급한다는 계획을 발표하였다. 아마도 ‘환경’을 고려하지 않는 자동차는 조만간 운행이 불가능할 것이다.
석유 연료 자동차의 대안이 과연 전기차일까 수소차일까 하는 문제는 이제 기술적인 논쟁을 넘어서 관련 업체들 간의 치열한 산업전쟁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배터리에 충전한 전기를 이용해서 모터를 돌려 동력을 얻는 전기차로서는 테슬라 제품이 대표적이다. “수소연료전지는 극도로 어리석은 선택이다.” 테슬라의 CEO 엘론 머스크가 2015년 1월 ‘오토모티브 뉴스 월드 콩그레스’에서 했던 말이다. 현재의 배터리 기술로도 충분히 공해물질 방출량 0인 ‘제로-에미션’의 친환경 자동차가 가능하지만 이에 비해 수소차는 복잡하고 위험하고 비경제적이라는 뜻이다.
전기차는 충전 코드를 주차장에 설치만 하면 간단하게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긴 충전시간, 리튬 등 핵심요소의 고갈 가능성 등의 한계를 갖고 있다.
이에 비해 수소차는 석유와 같이 빨리 충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물을 전기분해하기만 하면 얼마든지 얻을 수 있는 수소는 고갈 위험이 없는 무한한 에너지원이다. 그리고 환경부가 수소 1kg으로 76.8km를 이동할 수 있다고 계산할 정도로 휘발유나 디젤보다 효율이 몇 배나 높다. 반면 단점도 만만찮다. 우선 ‘저장’의 문제다. 대부분의 가스 연료는 저온상태에서 높은 압력을 가해 액체로 저장한다. 프로판 가스보다 부피가 22배나 큰 수소를 액화하려면 -253℃ 이하로 온도를 낮춰야 하므로 그 비용과 에너지가 너무 많다. 수소충전소를 현재의 주유소와 같은 정도로 설치하려면 천문학적 비용이 소요될 것이다.
그리고 결정적인 문제는 물을 전기분해해서 수소를 만들기 위해서는 수소를 태울 때 나오는 에너지보다 훨씬 많은 전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재 도로 위를 달리는 자동차에 모두 수소를 채우기 위해 전기분해하려면 어마어마한 전기가 필요할 것이다. 물보다 수소를 더 많이 포함하고 있는 천연가스를 전기분해한다고 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결국 전기차냐 수소차냐에 관계없이 전기 생산의 문제로 귀결된다. 우리나라의 자동차를 모두 전기차나 수소차로 교체할 때 얼마나 많은 전기가 새로 필요할지 담당 부처가 예측한 자료를 아직 보지 못했다.
가장 친환경적이라는 원자력발전도 집단민원 등으로 인해 증설이 쉽지 않다. 태양광이나 풍력으로 천문학적인 전기수요를 감당할 수 없을 것이다.
인간의 생활이 발전한다는 것은 에너지를 더 많이 소모한다는 것과 거의 동일하다. 그래서 우리나라도 불과 2,3년 전에 전기수요 폭주로 블랙아웃 직전까지 몰린 적이 있다. 이러한 자연발생적인 수요증가 외에 자동차의 교체로 인한 천문학적인 추가 전기 수요가 곧 발생할 것이다.
친환경 자동차라고 지칭되는 미래형 자동차가 우리에게 친환경 전기 생산 시스템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 도전에 준비하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