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트럼프, 지지층 블루칼라에 뒤통수?

노동부장관에 '反노동' 푸즈더 임명

트위터엔 캐리어 노조위원장 비난도

"근로계층에 적대 행위" 비판 줄이어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역) 노동자들의 지지를 이끌어내며 백악관행을 이룬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지지층의 기대와는 정반대되는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언론들은 8일(현지시간) 트럼프 당선인이 노동장관에 햄버거체인 칼스주니어의 최고경영자(CEO)인 앤드루 푸즈더를 지명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당선인 측은 “푸즈더가 트럼프의 경제 메시지에 대한 훌륭한 옹호자”라고 치켜세웠다.


하지만 푸즈더는 미 노동계 최대 현안인 최저임금 인상과 초과근무수당 확대에 노골적으로 반대해온 인물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랜디 와인가튼 전미교사협회 회장은 “근로계층을 대변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한 트럼프가 정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서 “이번 인선은 근로계층을 무너뜨리겠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서비스업계연합체의 메리 케이 헨리 회장도 “트럼프가 노동부를 반(反)노동자부로 바꾸려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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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인의 푸즈더 지명은 선거 때 노동 분야 최대 이슈였던 시간당 최저임금 15달러 인상에 제동을 거는 행보로 해석된다. 푸즈더는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공장 자동화를 촉진해 일자리를 축소할 것”이라며 강하게 반대해왔다.

트럼프 당선인이 트위터를 통해 캐리어 노조위원장에게 직격탄을 날린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캐리어가 소속된 철강노조연합(USW) 인디애나폴리스지부의 척 존스 위원장은 지난 7일 트럼프가 캐리어의 공장이전 계획을 포기하도록 해 1,100개의 일자리를 지켰다고 선전한 것을 두고 “사실은 800개”라며 트럼프가 공적을 부풀렸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트럼프는 즉각 트위터에 “척 존스는 철강노조를 이끌면서 끔찍한 일을 했다”며 “기업들이 해외로 떠나려는 것도 이상할 것이 없다”고 맞받았다. 대통령 당선인이 노조 지도자 한 명을 상대로 실명 비난에 나서자 미 노동계는 들끓으며 “나는 척과 함께한다”는 지지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미 최대 노조단체인 AFL-CIO의 리처드 트럼카 회장도 성명을 내고 “척에 대한 공격은 모든 근로자에 대한 공격”이라고 비난했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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