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여야정협의체 제 역할하려면 정치논리부터 빼라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가결에 따른 국정혼란을 수습하기 위해 여야정협의체를 가동해야 한다는 데 여야가 의견접근을 보이고 있다. 여야정협의체는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9일 경제 분야 협의체 또는 국회·정부 간 협의체의 필요성을 제안하고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바람직한 구상”이라고 평가하면서 구체화되고 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측도 이를 검토하고 있어 이르면 이번주 중 추가 협의나 가시적 결과물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야정협의체는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과 정부 간에 시행해온 당정협의를 야당까지 확대한 성격의 기구다. 정부 정책 대부분이 입법지원 없이는 불가능한 구조인데다 여소야대와 박 대통령 탄핵으로 야권의 동의가 없으면 국정운영이 한걸음도 나아갈 수 없는 정국구도가 기구 설치의 필요성을 높이고 있다. 더구나 여야정협의체가 제대로 가동되면 황 대행 체제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주요 정책과 경제부총리 인선 등 현안도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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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여야정협의체 구성은 국정수습의 한 방안으로 충분히 검토해볼 만한 사안이라고 판단된다. 헌정사상 두 번째인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으로 우려되는 국정혼란을 이른 시일 내에 안정적으로 수습할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의 황 대행 체제로는 현상유지 외에 적극적인 정책추진을 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지금은 정치혼란이 경제로 파급되는 것을 막는 차원을 넘어 어떻게든 침체된 경제를 활성화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다.

여야정협의체가 이런 위기를 넘어서는 데 제 역할을 하려면 무엇보다 먼저 정치 중립성을 갖춰야 한다. 정치논리가 배제돼야만 여야는 물론 정부까지 동의할 수 있다. 단순히 탄핵국면을 활용해 박근혜 정부의 모든 정책을 일거에 바꾸겠다는 식으로 접근하는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 일각의 태도로는 협의체가 구성돼도 의미 있는 대책을 내놓기 힘들다. 진정 국가를 위해 안정적인 수습책을 원한다면 정치권은 정파적 이해관계부터 벗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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