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에서 일어난 ‘의대생 교제살인’ 사건과 관련해 사흘간 별다른 입장을 표명하지 않던 여성가족부가 “2차 가해를 중지해달라”며 드디어 입을 열었다.
9일 신영숙 여성가족부 차관은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6일 강남역 인근에서 발생한 교제폭력 살인사건을 접하며 비통한 마음”이라며 “유명을 달리한 피해자께 애도를 표하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밝혔다.
신 차관은 정부는 교제폭력, 스토킹 등 다양한 폭력으로부터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가해자에 대한 처벌 강화 및 피해자 지원을 확대해 왔다"며 “그럼에도 금번 사건 뿐 아니라 최근 교제폭력 사건이 지속 발생하고 있어 더욱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여성가족부는 정책을 살피고 보완하겠다”며 “법무부, 경찰청 등 관련부처, 전문가와 현장이 함께 참여하는 여성폭력방지위원회 제2전문위원회(가정폭력, 스토킹, 교제폭력 분야)를 조속히 개최하겠다. 여러 의견을 듣고 개선이 필요한 사항을 발굴,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사건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등을 통해 피해자의 신상과 사진이 무분별하게 확산되는 2차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단순한 호기심이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길 수 있다”며 “고인에 대한 명예를 보호하며, 신상털기 등 2차 가해를 중지해주기를 언론과 국민들께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여가부는 사건이 발생한 6일 이후 사흘간 침묵을 지켜왔다. 이날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해당 사건에 대한 부처 입장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대변인이 “이번 사건 뿐 아니라 최근 교제폭력 사건이 지속 발생해 정책의 사각지대를 발굴하고 보완할 것”이라며 원론적인 답변을 한 게 전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