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다. 산과 들의 나무는 어느덧 낙엽을 땅에 떨구고 벌거벗은 채 외로이 서 있다. 엄동설한에 맞서야 하는 벗은 나목을 보고 있노라면 자칫 비장감마저 든다. 그렇지만 나목은 이미 죽어버린 고목이 아니다. 기나긴 겨울, 그 인고의 시간을 이겨내고 다시 새싹을 틔우고 꽃을 피울 봄을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반퇴 또는 은퇴 후 전원에서의 새로운 인생 2막을 꿈꾸는 도시민들을 이 나목에 비유한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도시인의 로망이라는 전원생활. 그 길을 안내하는 길라잡이 책 두 권을 박인호 전원칼럼니스트(귀농귀촌 전문가)로부터 추천 받았다. ‘전원생활 촌테크(박인호 지음, 동아일보사 펴냄)’와 ‘농지114(김영남 지음, 부연사 펴냄)’다.
박 칼럼니스트는 중앙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22년간 경제지 기자로 활동하다가 지난 2010년 가을 가족과 함께 강원도 홍천 산골로 귀농했다. 이후 농부로서 직접 친환경 농사에 종사하는 한편 신문·잡지에 귀농귀촌·전원생활 관련 칼럼 게재 및 방송 출연, 귀농귀촌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지금까지 ‘전원생활도 재테크다’ ‘인생2막 귀농귀촌, 난 이곳으로 간다’ ‘1억으로 짓는 힐링한옥’ 등 4권의 귀농귀촌 지침서를 펴내기도 했다.
박 칼럼니스트는 “도시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전원생활을 꿈꿔보게 된다. 도시를 떠나 농촌으로 들어가 자연의 축복을 누리며 사는 인생 2막의 전원생활은 벌거벗은 나목이 다시 새싹을 틔우고 새봄을 맞는 것과 같다”며 행복한 전원생활로 이끄는 나침반으로 두 책을 소개했다.
‘전원생활 촌테크’는 시골 테크놀로지, 즉 전원생활의 ‘기술’을 예비 귀농·귀촌인들에게 조목조목 알려준다. 귀농·귀촌 준비에서부터 땅 구하기, 집짓기, 그리고 초기 전원생활과 친환경 농사, 전원 재테크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다. 그러나 일독하게 되면 막연하게 꿈꿔왔던 전원생활에 대한 기대와 환상은 산산조각이 난다. 전원으로 가는 좁고 험난한 길을 진정성 있게, 그리고 매우 조심스럽게 안내한다. 박 칼럼니스트는 “돈·명예·성공 등 도시(의 가치)를 내려놓아야 비로소 힐링·느림·안식 등 전원(의 가치)을 얻을 수 있다”며 “가급적 많은 도시인들이 행복한 전원생활의 꿈을 이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농지114’는 시골에서 농사를 짓고 전원생활을 함에 있어 그 물적 기반이 되는 농지·산지에 대해 다룬 책이다. 농지·산지의 개념에서부터 취득과 이용, 개발에 이르기까지 꼭 알아둬야 할 내용을 망라하고 있다. 시골에 땅을 사서 집을 짓고 농장을 일구고자 한다면 다소 복잡하고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일독할 만한 가치가 있다. 박 칼럼리스트는 “도시의 자산을 처분하거나 축소해 시작하는 인생 2막 전원생활은 재테크 마인드가 꼭 필요하다”며 “가장 중요한 입지 확보 및 개발 단계에서 시행착오를 줄여야 시간 및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